A3와 Q3은 물론 Q4 e-트론까지, 최강 콤팩트 삼각편대 구축한 아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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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6

좋은 자동차 디자인이 궁금하다고?
여기 아우디 A6를 보라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 [디자인 이야기] 오랫동안 곁에 두고픈 A6에서 발견한 아우디 디자인 미학

E 세그먼트 세단

E 세그먼트 세단을 보면 브랜드가 보인다. 물론 브랜드를 상징하는 플래그십 모델이 있긴 하다. 최신 기술을 적용하고, 디자인 방향성을 선포한다. 그렇기에 아무래도 상징성이 강하다. 반면 E 세그먼트 세단은 선호하는 층이 넓고, 그만큼 많이 팔린다. 볼륨 모델로 라인업의 대표성을 획득한다. 자연스레 브랜드마다 E 세그먼트 세단에 들이는 공도 상당하다.

많이 팔리는 만큼 E 세그먼트 세단은 수많은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한다. 다른 모델보다 더욱 그 특성이 진하다. 크기부터 기능까지 평균 이상의 기대치를 반영하는 까닭이다. E 세그먼트라는 위치 자체가 수많은 욕망과 취향을 수렴할 수밖에 없다. 혼자 타는 사람부터 패밀리카로 활용하는 사람까지 모두 선택할 수 있으니까. 그만큼 모나지 않는 성격과 완성도가 중요하다. 각양각색 필요 사이에서 보편적 감성을 꿰뚫어야 한다.

아우디 A6

아우디 A6는 그 보편적 감성을 디자인으로 관통한다. 아우디에서 디자인은 하나의 정체성이다. 애초 아우디의 지금 위치를 만든 기폭제 또한 디자인이었다. 디자인으로 사람들을 주목시키고, 기술로서 만족도를 높였다. 싱글 프레임 그릴부터 LED 주간주행등까지, ‘디자인의 아우디’로 불리며 내공을 쌓았다. 잘하는 방식으로 꾸준히 다져온 시간의 힘이다.

산업 디자인계의 거장, 디터 람스는 좋은 디자인의 요소로 열 가지를 꼽았다. 그중 혁신적, 심미성, 튀지 않는, 지속성, 디테일, 간결함은 아우디 A6의 디자인에 부합한다. 열 가지 중에 여섯 가지, 반이 넘는다. 하나씩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왜 아우디 A6 디자인이 보편적 감성을 건드리는지. 그만큼 각각의 취향을 넘어서는 어떤 수준을 유지한다는 뜻이니까.

아우디 A6

디터 람스는 좋은 디자인은 혁신적이라고 말한다. 즉, 기술의 발전을 반영한 디자인 얘기다. 아우디 A6에는 LED 주간주행등이 인장처럼 빛을 발한다. 아우디는 LED 주간주행등이라는 기술로 자동차 디자인의 새 장을 열었다. 이제는 거의 모든 차가 LED 주간주행등을 품은 시대다. 그럼에도 기술을 통해 자동차 디자인을 새롭게 한 첫 번째 브랜드로서 아우디의 위상은 변함없다. LED 주간주행등이 생긴 이후로 자동차의 눈매가 달라지고 인상이 또렷해졌다. 혁신적인 기술이자 디자인이었다. 아우디가 시작했고, 여전히 주도한다.

아우디 A6

심미성, 튀지 않는, 간결함이라는 요소는 같은 맥락으로 아우디 A6에 녹아 있다. 아우디 A6는 간결함을 유지한 채, 튀지 않는 디자인을 지향하면서, 심미성을 강조한다. 누구라도 아우디 A6를 보면 이런 요소를 찾을 수 있다. 우선 외관이 전체적으로 간결하다. 선과 면의 흐름이 차분하고 다부지다. 싱글 프레임을 중심으로 뻗어나간 선들이 약간 멋을 냈을 뿐이다. 그 선들 또한 화려하기보다 차체의 견고함을 강조한다. 그 외에는 석공이 긴 시간 커다란 돌을 다듬은 것처럼 차체가 매끈하다. 간결함이 쌓아올린 단단함이다.

아우디 A6

그렇기에 튀지 않는다. E 세그먼트는 보편적 감성을 관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튀는 디자인은 잠시 눈길을 끌 순 있다. 하지만 금세 질린다. 더불어 더 많은 사람의 눈을 사로잡지 못한다. 소수의 환호를 이끌어낼 뿐이다. 때로 튀는 디자인이 명작의 반열에 오르기도 하지만 자동차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다수의 취향을 더해 평균값을 찾아야 하는 자동차의 특성이다. E 세그먼트 세단이라면 더욱 주요한 특성이다. 아우디 A6는 튀지 않는다. 그러면서 간결함을 바탕으로 심미성을 구현했다. 절제할 때 오히려 더 화려할 수 있다.

아우디 A6

이런 심미성은 지속성으로 연결된다. 간결하고 튀지 않기에 오랫동안 지속된다. 아우디 A6의 디자인은 그 힘을 품고 있다. 물론 그동안 아우디 A6는 달라졌다. 세대가 바뀔 때마다 새롭게 환기했다. 중요한 건 그 방향성과 정도에 대한 얘기다. 세대가 바뀔 때마다 전 세대가 잊히는 자동차가 있다. 새로움만 쫓다가 기존에 쌓아놓은 유산을 놓치는 경우다. 어쩌면 보존해야 할 유산이 딱히 없거나. 아우디 A6는 바뀌었지만, 여전하다. 변화를 위한 변화를 거부한 결과다. 좋은 디자인일수록 시간을 이겨내고 존재한다. 아우디 A6도 그렇다.

아우디 A6

디테일에 관해서 아우디 A6는 할 말이 많다. 아우디의 간결함은 좋은 디테일에서 완성되니까. 간결한 선과 면이 힘을 발휘하려면 마지막 디테일까지 좋아야 한다. 아우디 A6는 오랫동안 그 지점에서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선과 선이, 면과 면이 만나는 지점을 살펴보면 이 말의 뜻을 알 수 있다. 보닛과 펜더, 지붕과 필러 사이의 수많은 지점을 정교하게 결합한다. 정교하게 각 부품이 맞물리는 수준이 독일 엔지니어링을 뜻한다면, 아우디 A6는 디자인을 완성할 때도 독일 엔지니어링을 체감하게 한다.

아우디 A6

디테일은 특히 실내 질감을 좌우한다. 버튼을 누를 때 질감부터 스티어링 휠 가죽의 촉감까지, 실내에 스민 디테일은 다채롭다. 그냥 휙, 지나치면 결코 알 수 없는 차이다. 프리미엄을 지향할수록 그 차이에 집착한다. 쉽게 보이는 부분이 아닌, 오래 써봐야 알 수 있는 그 차이를 아우디 A6에서 접할 수 있다. 아우디가 라인업 전체에 오랫동안 공들인 부분이다. 같은 플라스틱이라도 만져보면 그 밀도와 촉감이 다르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차이는 더욱 선명해진다. 디터 람스가 말한 좋은 디자인의 요소인 좋은 디테일에 정확하게 부합한다.

아우디 A6

이런 수준을 선보였으니 합당한 반응도 이끌어냈다. 아우디 A6는 근 20년 동안 여러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디자인에 관해 이견이 없는 차로 군림한 셈이다. 싱글 프레임 그릴을 품고 등장해 2004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로 꼽혔다. 2005년에는 독일 자동차 디자인상인 ‘아우토니스 2005’도 수상했다. 2012년에는 세계적인 디자인 공모전인 레드닷 어워드에서 제품 디자인 부분을 수상했다. 처음 등장한 이후로 꾸준히 수준 높은 디자인을 인정받은 셈이다.

아우디 A6

소비자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2023년 독일 아우토빌트가 독자의 투표로 ‘22/23년 최고의 자동차’를 꼽았다. 이때 아우디 A6는 E세그먼트 카테고리에서 최고 디자인상을 받았다. 독자가 선택했기에 더욱 값진 성취라고 할 수 있다. 좋은 건 단체든 소비자든 알아본다. 꾸준히 상을 받아왔으니 아우디 A6의 디자인은 오랫동안 가치를 이어왔다는 얘기다.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는 퇴색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우디 A6

지금까지 살펴본 좋은 디자인의 요소에는 한 가지 통하는 부분이 있다. 오랫동안 함께할 때 가치가 더욱 증폭한다는 점이다. 바로 느껴지는 부분도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선명해진다. 자동차는 잠깐 쓰고 마는 제품이 아니다. 유행에 따라 놔두고 다른 걸 택하기도 어렵다. 즉, 한번 선택하면 오랫동안 곁에 둘 수밖에 없다. E 세그먼트 세단이라면 더욱 그렇다. 아우디 A6의 디자인은 그럴 때 더욱 빛난다. 오랫동안 곁에 두고픈 사람이라면 더욱.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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