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3와 Q3은 물론 Q4 e-트론까지, 최강 콤팩트 삼각편대 구축한 아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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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Q8 e-tron

아우디의 첫 전기차 ‘e-트론’이 ‘Q8 e-트론’으로 돌아온 이유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 [제품 이야기] 아우디 전기차의 시작이자 현재진행형, Q8 e-트론

아우디 Q8 e-트론

제 이름을 돌려받았다. 아우디 Q8 e-트론 얘기다. Q8 e-트론은 올해 아우디 신차 중 핵심 모델이다. 이름만 보면 라인업의 온전한 신차로 보이지만, e-트론의 부분 변경 모델이다. 그래서 더 새롭다. 이름이 달라진 부분 변경 모델은 적으니까. 효과는 분명하다. ‘e-트론’에서 ‘Q8 e-트론’으로 보다 라인업의 위치가 명확해졌다. 아우디 전기차의 기함으로서 제 자리를 찾았다. 이름의 영향력이다. e-트론으로서 할 일을 다 하고 Q8 e-트론이 되었다.

그때는 e-트론일 이유가 있었다. 아우디의 첫 전기차로서 브랜드를 알렸다. 아우디 전기차는 이제 e-트론으로 모인다는 선포였다. 아우디 전기차의 양산 콘셉트카 역할인 셈이다. e-트론의 역할은 명확했다. 전기차 시대에도 아우디는 어떤 점을 강조하는지 알게 했다. 형태는 사람들이 선호하고 익숙한 준대형 SUV. 디자인 또한 기존 아우디에서 살짝 차이만 뒀다.

아우디 차량들

전기차라고 해서 꼭 생경한 안팎만 주목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그 파격이 그동안 쌓은 브랜드 정체성을 희석할 때도 있다. 아우디는 균형을 중시했다. 주행 질감을 강조한 점도 마찬가지.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품었으면서도 전통 자동차 브랜드의 장점을 살렸다. 모두 전기차라면 응당 낯설 정도로 새로워야 한다고 할 때였다. 아우디는 흐름과 상관없이 자신의 길을 걸었다. 이런 진중함이 통했다. 급작스럽게 변할 때 휩쓸리지 않아 오히려 신선했다.

아우디 버츄얼 사이드 미

그렇다고 전통 가치만 강조하지도 않았다. 기술을 통해 새롭게 다가갔다. 사이드미러 대신 카메라를 적용하고, 회생 제동을 브레이크와 연결했다. 어떤 부분은 더욱 새롭게, 낯선 것은 또 익숙하게. 아우디는 필요에 따른 기술을 선보이며 아우디만의 진보로 나아갔다. e-트론은 그 모든 것을 수렴했다. 향후 아우디가 선보일 전기차의 성격과 질감을 알게 했다.

아우디 e-트론

e-트론은 2019년에 세계 시장에 공개됐다. 아우디 전기차 라인업의 첫 테이프를 잘 끊었다. e-트론을 알렸고, 사람들은 아우디의 의도를 이해했다. 유럽 럭셔리 전기 SUV 시장에서 e-트론의 인기는 돋보였다. 특히 본고장 독일에선 럭셔리 전기 SUV의 대표 모델이 됐다. 2022년 독일에서 1만 3천여 대 팔린 수치가 증명한다. 독일은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의 요람이다. 독일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2020년 첫 출시 당시, 두 달만에 601대가 판매되는 등 럭셔리 전기 SUV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좋은 차를 공들여 만들어 온, 어떤 자동차가 좋은지 아는 사람들이 선택한 셈이다. e-트론은 그렇게 성공했다.

아우디 e-트론 GT

이젠 아우디 전기차 라인업이 확장했다. GT가 나오고 Q4도 등장했다. e-트론이 아우디 전기차 브랜드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다. e-트론 그 자체보다 세부 모델을 풍성하게 선보일 때다. e-트론 라인업은 더 확장한다. 전기 세단인 A6 e-트론이나 비슷한 급의 SUV인 Q6 e-트론도 등장한다. 이때 Q8 e-트론은 라인업의 영역을 보다 명확하게 한다. e-트론이 부분 변경을 거쳐 Q8 e-트론으로 돌아온 배경이다.

아우디 전면부 로고

물론 이름에 Q8만 추가하진 않았다. 일단 얼굴이 바뀌었다. e-트론 GT에서 처음 선보인 아우디 전기차의 ‘얼굴’로 변모했다. 마스크를 쓴 듯한 그 얼굴이다. 싱글프레임 그릴의 테두리가 두터워지면서 헤드램프와 연결된다. e-트론 GT 이후로 나온 아우디 전기차의 인상이다. 덕분에 별개 모델로 보이던 e-트론이 라인업에 스며든다. 스타일 남다른 아우디가 이름만 바꿀 리 없다. 바뀐 이름에 걸맞은 외모로 새로 빚었다.

아우디 Q8 e-트론

인상이 비슷해도 크기에 따라 또 달라진다. Q8 e-트론은 현행 아우디 전기차 라인업에서 가장 큰 모델이다. 마스크 쓴 아우디 형태로 전면이 바뀌며 보다 인상이 강렬해졌다.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인 e-트론 GT와도 다르고, 같은 SUV인 Q4 e-트론과도 다르다. 예전 e-트론은 기존 아우디의 디자인에서 변주했다. Q8 e-트론은 아우디 전기차 디자인을 체형에 맞춰 이어나간다.

아우디 Q8 e-트론

세부 요소에도 눈여겨볼 변화가 있다. 일단 엠블럼이 달라졌다. 2차원 평면 형태로 바뀌었다. Q4 e-트론에서도 평면 엠블럼이 적용됐지만, 4링은 입체 형태였다. 이젠 4링까지 모두 간결한 선으로 표현한다. 검은색 바탕에 흰색 아니면 회색으로. 그동안 아우디는 디지털화를 추구하며 대외적으로 2차원 엠블럼을 사용했다. 차량에서도 통일성을 위해 적용한 셈이다. 그 시작이 Q8 e-트론이다. 이름이나 디자인뿐만 아니라 엠블럼으로도 명확해진다.

아우디 Q8 e-tron quattro

Q8 e-트론만의 장식도 생겼다. B필러에 ‘Audi Q8 e-tron quattro’라는 레터링을 새겼다. 아우디 모델 중 처음이다. 레터링은 고급 모델에서 종종 본다. 아우디 전기차 기함으로서 Q8 e-트론의 위치를 알려준다. 새로운 디자인 요소로 라인업에 퍼질 수 있다. 그 시작을 Q8 e-트론이 끊었다. 소소하지만 만족도가 높은 변화다.

아우디 차량 내부

시각적 부분만 변화를 꾀한 건 아니다. 전기차로서 주행거리와 성능에도 힘을 실었다. 우선 배터리 용량을 키웠다. Q8 e-트론 50 e-트론 콰트로에는 95kWh 배터리를 넣어 완충 시 298km (복합 기준)를 달린다. Q8 55 e-트론 콰트로에는 더 큰 114kWh 배터리를 넣었다. 완충 시 주행거리는 368km (복합 기준)다. 숫자가 높을수록 더 세고 오래 달린다. S 배지 붙은 고성능 모델은 스포트백으로 만날 수 있다. SQ8 스포트백 e-트론은 최고출력 503마력을 뽐낸다. 최대토크는 무려 99.24kg·m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4.5초면 족하다.

아우디 차량 공장

Q8 e-트론의 주행거리는 배터리 용량을 늘린 것뿐 아니라 관리 시스템도 개선한 결과다. 더불어 디자인을 바꾸며 공기역학도 개선했다. 스포트백의 경우 0.26에서 0.24로 줄었고 이는 대형급 SUV로서 놀라운 수치다. 작은 수치로 보이지만 공기저항계수에선 결코 작지 않다. Q8 e-트론 스포트백이 이룬 0.24는 e-트론 GT와 같다. 명확한 물리적 차이를 기술로 극복한 셈이다.

아우디 Q8 e-트론

e-트론은 아우디 전기차의 방향성을 선보였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났다. Q8 e-트론은 그 시간 동안 쌓인 아우디 전기차의 성숙도를 반영한다. 또다시 아우디만의 진중한 감각으로 운전자를 자극할까. 눈에 보이지 않는 질감까지 더해졌을 테니 기대할 수밖에 없다. 안팎 쇄신하고 온전한 이름으로, Q8 e-트론이 돌아왔다.

*상기 이미지는 국내 판매 사양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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