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가 SUV 시장에 뛰어든 것은 2000년 중반이다. 좀 더 정확하게는 Q7이 출시된 2005년부터다. Q7은 당시 넉넉한 공간과 부드러운 승차감, 그리고 높은 충돌안전성을 가진 SUV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독일 전문지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자동차’라는 평판까지 더해지며 성공적인 SUV 시장 진출을 알렸다.
그 후 2008년 등장한 중형 SUV Q5는 Q7이 만든 성공의 바람을 강풍으로 바꿔놓았다. 흠잡을 곳 없는 SUV라는 평가와 함께 아우디 SUV가 시장에서 얼마나 사랑받을 수 있는지를 증명했다. 호평 속에 시작된 Q5의 활약은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자 미래형이다. 자동차 매체의 한 기자는 ‘Q5가 만들어 놓은 긍정적 이미지는 아우디의 든든한 자산이다. 전기차 시대가 되고, 아우디 전기 SUV들이 등장할 때 이 유산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첫 번째 모델인 e-트론은 이를 증명했다.
그렇다면 Q5는 어떻게 좋은 이미지를 만들었고, 성공의 길을 지치지 않고 달려갈 수 있었을까? 독일 Q5 오너들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한 커뮤니티에 ‘이 차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드는가?’라는 질문이 올라왔다. 그리고 많은 답이 달렸다. 실제 오너들의 다양한 의견이 ‘어떻게 성공했느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 될 수 있을 거 같아 정리를 해봤다.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1. 다재다능(vielseitiges Auto) & 안락함
오너들에게서 가장 많이 나온 의견은 편안하다는 것, 그리고 다양한 매력(능력)의 균형감 있는 SUV라는 것이었다. 독일 자동차 전문 매체들의 분석에서도 비슷한 평가가 나오는데 우선 생각보다 공간이 넉넉하고 아늑하다는 점을 얘기하고 있다. 겉에서 보는 것과 달리 트렁크나 1, 2열 공간에 대한 우려를 전혀 할 필요가 없으며, 활용성 또한 좋아 실용적으로 공간을 이용할 수 있어 탑승자 만족도가 올라간다고 했다. 또 어떤 차주는 승하차가 비교적 편안한 편이라 인간 공학적인 설계가 된 듯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보조장치, 첨단 장치들 역시 사용이 용이하며, 버튼이나 다이얼 조작감이 상당히 만족스럽기 때문에 괜히 이것저것 만지작거리게 된다는 이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공간 활용성과 쾌적한 분위기는 주행 시 서스펜션이 주는 안락함과 맞물리며 Q5가 세단 못지않게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SUV라는 평가로 이어졌다. 콰트로가 적용되었기 때문에 미끄러운 도로에서도 안정감이 있으며, 코너링 시 부드럽게 돌아나가는 주행 질감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정리를 해보면 아우디 Q5는 공간이 생각보다 넉넉하고, 그 공간을 활용하는 능력도 상당하다. 또한 서스펜션의 부드러움과 콰트로의 안정감이 더해지며 편안함, 안락함, 주행 안전성에 실용성이 잘 균형을 맞춘 차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첨단 사양이 적용해 안전과 편의성을 높이는 데에도 부족함이 없다고 볼 수 있다.
#2. 신뢰(Zuverlässigkeit)
두 번째는 Q5를 신뢰할 수 있는 자동차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서의 신뢰는 만듦새가 좋고, 내구성에서 믿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료가 독일의 튀프(TÜV) 보고서다. 이 보고서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독일에서 1년간 정기검사를 받는 자동차의 결함을 분석해 이를 공개하는 문서다. 1천만 대 이상의 자동차에 대한 검사를 진행해 나온 자료이기 때문에 양도 방대하고 그 내용도 상당히 세세한 편이다.
여기서 Q5는 대부분의 아우디 모델들이 그렇듯 결함이 적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지난해 검사 결과 튀프 보고서에 Q5는 ‘약점이 보이지 않는 자동차’라고 기록됐다. 그리고 올해 보고서에서도 ‘Q5는 신뢰성 그 자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좋은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낮은 결함률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튀프 보고서에 따르면 정기검사를 받고 출시한지 2~3년 된 Q5의 경우 올해 총 111대 모델들 중 결함률이 가장 낮은 자동차 순위에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우디 Q2(2위, 결함률 2.1%)와 TT(3위, 결함률 2.5%)에 이은 아우디 모델 중 세 번째(결함률 3.3%)로 결함률이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출시 후 4~5년 된 Q5의 경우에도 낮은 결함률(5.6%)을 보였는데 A6/A7이 결함률 4.7%로 총 115개 모델 중 4위를 차지했으며, 그 뒤를 Q2(결함률 4.9%, 5위)가 이었고 5.5%의 결함률로 10위에 이름을 올린 A3에 이어 Q5는 11위를 차지했다. 6~7년 된 총 110개 모델 중 결함률 9.4%로 아우디 TT(2위)와 Q2(8위)에 이어 14위에 이름을 올렸고, 출시 후 8~9년 지난 Q5는 결함률 12.0%로 5위, 10~11년 경과 된 Q5는 전체 99개 모델 중 7위, 12~13년 지난 경우엔 14위를 차지했다.
모든 연식에서 Q5는 결함률이 가장 낮은 그룹에 속했으며, 동급 경쟁 SUV들과 비교해도 메르세데스 GLC나 볼보 XC60 등을 따돌리고 가장 결함률이 적었다. 이처럼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모델부터 10년이 넘어가는 오래된 모델까지도 Q5는 결함이 적었는데 이런 꾸준한 내구성의 안정성은 많은 Q5 독일 오너들이 증언하기도 했다.
#3. 질리지 않는(nicht langweilig)
세 번째로 Q5 운전자들이 만족한 부분은 쉽게 질리지 않는 모델이라는 점이었다. 특히 여성 오너들의 반응이 상대적으로 더 좋았는데, 각지고 강한 인상이 트렌드이지만 Q5는 이런 흐름에서 조금 떨어져 자신만의 세련된, 질리지 않는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에 큰 만족을 드러냈다. 어떤 이는 1세대 모델을 아직까지 타고 있지만 구닥다리라는 느낌보다는 숙성된 느낌을 준다며 여전히 만족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처럼 세대가 바뀌어도 스타일에 대한 만족감이 떨어지지 않고, 이전 세대 모델이 신형 등장으로 올드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은 브랜드 가치 유지에 많은 신경을 쓰는 고급 브랜드, 프리미엄 브랜드엔 더 필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그들은 신형은 신형대로 새로움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구형이라 할지라도 낡은 차의 느낌을 주지 않도록 하는 디자인 연속성에 비중을 둔다.
지금까지 독일 오너들이 보는 Q5의 매력 포인트를 3가지 키워드를 통해 알아봤다. 여러 전문지, 그리고 튀프 보고서, 또 Q5를 소유하고 있는 오너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표현이 있다면 ‘모범생 같은 자동차’라는 것이다. 지난해 튀프 보고서에는 Q5가 최고의 핸들링 능력을 보이며, 뛰어난 품질과 높은 명성을 가지고 있다고 적혀 있었다. 그러면서 ‘이 차는 진정한 모범생’이라는 문장으로 평가를 끝맺었다.
모범생이라는 표현은 자칫 지루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지만 자동차에 있어서는 그렇지 않다. 디자인, 주행성능, 공간 능력, 편안함, 다양한 첨단 기능 활용 등 우리가 SUV에 요구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부분에서 부족함이 없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 Q5는 다재다능함, 신뢰성, 그리고 질리지 않는 스타일을 겸비했다. 이는 최고의 칭찬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