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원하는 대로 세상에 하나뿐인 차를 만들 수 있다면"
‘특정 상품을 소비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 상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는 현상.’ 경제 용어인 ‘백로 효과’를 설명하는 말이다. 남과 다른 자기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제품을 찾는 소비 행태를 가리키는데, 홀로 우아한 백로 같다고 해서 백로 효과라고 부른다. 희소성을 추구하는 인간의 심리를 나타내는 말로 1950년대 미국 경제학자 하비 레이번슈타인이 처음 사용했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희소성을 추구하는 소비 행태는 예전부터 있어 왔다. 하지만 자동차는 대량 생산에 기반해 대중성이 높으므로 희소성에 대한 욕망을 채우기가 쉽지 않다. 한정판으로 나오는 차도 판매 대수가 최소한 수십 대는 된다. 아무리 희소하다고 해도 전 세계에 수십 명이 같은 차를 탄다는 소리다. 한정판도 이런데 일 년에 몇만 대에서 몇십만 대씩 생산되는 일반 자동차에서 희소성을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간혹 주문 제작으로 진짜 세상에 한 대밖에 없는 차가 나오기도 하지만 극히 예외적인 사례다. 결국 자동차에서 희소성이란 같은 차종 안에서 어떻게 차별화하느냐의 문제다.
자동차 회사는 차별화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마련한다. 장비나 장식을 추가할 수 있는 옵션을 두거나, 아예 성능이나 외양을 다르게 한 트림으로 등급을 구분하기도 한다. 단순한 트림 구분을 넘어 아우디 S나 RS처럼 고성능 파생 모델을 개발해 차별화 정도를 확 키우는 예도 있다. 자동차 회사가 마련한 이런 차별화 방식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사설 업체에 맡겨 직접 성능이나 외장을 튜닝하기도 한다. 고객을 배려하는 자동차 회사는 직접 꾸미려는 욕구까지 고려해 맞춤형으로 차의 개성을 강화할 기회를 제공한다. 차를 직접 디자인하고 만든 회사에서 맞춤형으로 요소를 더하므로 원래 특성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결과를 얻는다. 대표적인 맞춤형 서비스로 ‘아우디 익스클루시브 오더’ 프로그램을 꼽는다.
‘익스클루시브(exclusive)’의 뜻은 ‘독점적인, 유일한, 한정된, 일류의’를 나타낸다. 독자성을 높여 고유한 개성을 강화하는 개별 주문 프로그램으로 이해하면 된다. 아우디 익스클루시브의 역사는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우디의 자회사인 콰트로 GmbH(현재 아우디 스포트 GmbH)에서 고성능 모델 제작 외에도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1990년대 중반부터 제공했다. 국내에도 2000년대 중반부터 익스클루시브 프로그램을 적용한 모델이 간간이 들어왔고, 지난 6월에는 개별 주문 프로그램을 정식으로 선보였다.
‘아우디 익스클루시브 오더’ 프로그램의 외부 색상은 최대 48가지이고, 시트러스 옐로, 자바 그린 메탈릭, 아스카리 블루 메탈릭 등 아우디만의 독특한 개성을 살린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익스클루시브는 독특한 색상 조합 외에도 고급성을 강조해 희소한 가치를 높인다. 맞춤형 페인팅 시스템은 색상의 혼합부터 다양한 페인트 레이어 적용까지 정밀한 작업을 거쳐 완성된다. 개성을 살리기 위해 결합제, 용제, 첨가제를 비롯해 유기·무기 안료를 혼합한다. 유기 안료는 색상의 휘도와 선명도를 높이고 무기 안료는 마감재의 내후성을 보장한다. 색상 종류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메탈릭은 은은하게 반짝이면서 우아한 감성을 드러내고 펄 이펙트는 빛나는 광채를 강조한다. 단일 페인트는 간결한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추고, 크리스털 이펙트는 고급성을 극대화한다.
실내 색상 적용 부위는 시트, 센터 암레스트와 콘솔, 도어 암레스트와 트림과 레일, 대시보드 상단과 하단, 숄더, 가죽 스티어링, 기어 노브, 안전벨트, 스티칭 등 다양하다. 가죽은 30가지 이상의 다양한 테스트를 거친 후 적합한 종류로 선택한다. 테스트에서는 내마모성, 내광성, 수축 거동, 굽힘 강도, 인장력, 방출과 가연성에 대한 저항성 같은 요소를 확인한다. 가죽의 진성을 유지하기 위해 식물성 염료를 포함한 물질로 부드럽게 정제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내구성이 강하고 지속성이 길고 감성적인 재료가 탄생한다.
아우디 RS e-트론 GT를 실제로 예를 들면, 외장 색상은 아말피 화이트, 스즈카 그레이 메탈릭, 굿우드 그린 펄 이펙트, 샌드 베이지 펄 이펙트, 컬럼버스 블루, 베가스 옐로 등 42가지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실내는 여러 요소의 조합으로 이뤄진다. 기본 색상은 하바나 브라운, 코냑, 제트 그레이, 오션 블루 등 8개로 나뉘고, 대비 색상은 이 8개 중에서 골라서 시트 중앙·외측·내측에 각각 적용할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스티칭 색상을 별개로 지정해 독특한 개성을 좀 더 강조할 수도 있다. 색상은 앨러배스터 화이트, 카렌듀라 옐로, 다이아몬드 실버, 이구아나 그린 등 11개로 나뉜다.
어떤 식으로 선택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거나 취향이 확고하지 않아서 어떤 조합이 자기에게 맞을지 고민된다면 아우디 코리아에서 선보이는 ‘아우디 익스클루시브 에디션’을 노려볼 만하다. 익스클루시브 에디션은 한정판 모델로 익스클루시브 오더 프로그램으로만 선택할 수 있는 내외부 색상과 디자인으로 구성한다. 주문은 아우디 공식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아우디 익스클루시브 에디션의 첫 모델은 지난 6월에 선보인 Q7 50 TDI 콰트로 익스클루시브 에디션이다. 외부는 미토스 블랙 메탈릭 색상을 적용해 올 블랙 콘셉트로 완성했다. 내부는 시트, 센터 암레스트, 도어트림에 적용하는 두 가지 컬러 옵션을 제공하는데 코냑 브라운과 크림슨 레드로 나뉜다. 업그레이드한 21인치 5-더블 스포크 모듈 스타일 휠과 블랙 디나미카 헤드라이닝도 이 모델만의 특징이다.
두 번째 모델은 Q8 50 TDI 콰트로 익스클루시브 에디션이다. Q7 익스클루시브 에디션과 색상 구성은 같고 22인치 매트 브론즈 5-V 스포크 스타 스타일 휠을 달고 나오는 점이 다르다. 아우디 코리아는 익스클루시브 오더 프로그램을 론칭한 6월부터 온라인 한정 익스클루시브 에디션을 선보이고 있다. SUV에 이어 주력 세단 모델도 곧 익스클루시브 에디션으로 나온다고 하니 고급스러우면서 개성 넘치는 아우디를 원한다면 자기에게 맞는 모델을 기다려 볼 만하다.
아우디 익스클루시브는 최대 48가지 외부 색상, 실내 기본 색상 8개, 실내 강조 색상 8개+각기 다른 적용 부위, 실내 스티칭 색상 8개를 조합해 셀 수 없이 많은 경우의 수가 나온다. 우연을 제외하고는 똑같은 차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차종은 같더라도 완전히 다른 차가 만들어진다. 희소성을 중시하는 오너라면 익스클루시브 오더 프로그램을 이용해 세상에 하나뿐인 개성 넘치는 차를 만들 수 있다.
여기서 잠깐, 자기에게 익스클루시브 프로그램이 필요한지 확인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도로에서 자기 차와 똑같은 차가 옆에 서 있을 때 어떤 기분이 드는가? 동질감을 느껴서 반갑다면 익스클루시브 프로그램을 굳이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똑같은 차라서 괜스레 피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익스클루시브 프로그램에 입문할 것을 권한다. 세상의 어떤 같은 차종과 마주쳐도 ‘내 차는 완전히 다르다’라는 자부심이 충만해질 거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