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A8 L에 가장 어울리는 표현 ‘심플 이스 베스트’
누군가에게 자동차는 이동에 필요한 수단일 뿐이다. 반대로 누군가에게 자동차는 자신을 드러내는 가치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플래그십 모델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시킨다. 개인 이동성 수단으로 최고일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기에 이만큼 적절한 자동차도 없다.
한국에 상륙한 ‘더 뉴 아우디 A8 L’이 딱 그렇다. 우아하고 안락하며, 가득 찬 첨단기능들이 매우 절제된 이미지 속에서 발휘된다. 개인 이동성의 정점에 있으며 또한 모던하고 심플한 익스테리어 분위기가 오너 가치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하다.
5세대 A8이 처음 나왔을 때 당시 이 차를 스페인 행사장에서 보고 특유의 직선미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생각을 했다. 화려하고 요란한 스타일을 싫어하고, 자극적인 음식에 매력을 느끼지 않는 개인 취향 때문에 더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간결한 안팎의 스타일이 주는 우아함, 담백함에 크게 만족했다.
그런데 이번에 출시된 부분변경 모델은 만족감이 더 컸다. 가장 크게 와 닿은 것은 전면부가 그릴과 헤드램프 등의 변화로 스포티해지며 캐릭터가 더 부각됐다는 것이다. 불필요한 요소가 배제된 후면부 디자인과 함께 역동적 이미지와 심플함의 미학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이런 변화로 인해 쇼퍼드리븐뿐만 아니라 오너가 직접 운전해도 어울리는 오너드리븐 플래그십으로 매우 잘 어울린다. 이전부터 A8은 쇼퍼드리븐과 오너드리븐 모두에 어울리는 플래그십이었지만 이번엔 더 강화된 느낌이다. 그런데 A8의 이런 스타일 변화에 만족한 것은 나만이 아니었다. 독일 유력 자동차 전문지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우토빌트는 더 뉴 A8을 노르웨이에서 시승했다. 그리고 북유럽의 정서에 어울리는, 고풍스러우며 내성적 성향의 플래그십이라고 표현했다. 경쟁 모델들에 비해 심플하게 직선미가 강조되었고, 그로 인해 양식적인 훼방이 없다고 했다. 불필요한 디자인 요소가 없어 A8 특유의 멋이 잘 드러난 것을 이런 식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조명 맛집’이 내놓은 최첨단 디지털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에 대한 평가도 빼놓지 않았으며 그 외에도 여러 첨단 기능과 편의 기능들, 그리고 안락함으로 가득한 신형 A8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엔진의 사운드는 ‘풍부한 바리톤’의 음을 낸다고 평가했으며, 주행의 편안함과 안락함도 최고 수준이라고 칭찬했다.
아우토빌트의 시승기는 피오르와 다리가 있는 노르웨이 도로 풍경과 A8이 뛰어난 조화를 이뤘다며 ‘종합 예술 작품 같다’는 표현으로 마무리됐다. 시승기 내내 어떤 아쉬운 표현도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A8 스타일이 갖는 자신만의 경쟁력을 강조하는 등, 변신(부분변경)에 만족해한 것이 행간에서 고스란히 느껴졌다.
아우토빌트와 함께 독일 최고의 전문지로 불리는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 역시 A8 칭찬에 동참했다. 아우디의 미래가 전기차에 달려 있다고 하지만 A8과 S8과 같은 자동차(내연기관 모델)는 다시 한번 찬사를 받았다고 썼다. 그러면서 익스테리어에 대해서는 ‘A8은 명확하게 흐르는 라인에 놀라운 우아함을 주는 당당한 자동차’라고 했다. A8 디자인 특징을 또렷하게 잡아내면서 동시에 디자인 변화가 성공적임을 한 줄로 잘 요약했다.
또한 큰 차체 모델이지만 엑스트라 액티브 서스펜션과 아우디 최고의 사륜 시스템 콰트로 등으로 구불구불한 시골길에서도 민첩하고 안전하게, 즐겁게 운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호화로운 서비스와 안락함을 (이전보다)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아우토차이퉁은 안팎으로 디테일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고 했으며, 모터1 독일판은 부분변경된 A8은 진짜 고급스러운 럭셔리 자동차라고 칭찬했다. 특히 급진적 변화는 아니지만 세계 시장 흐름에 맞게 변화를 준 것이 인상적이라고 진단했다.
사실 A8 L은 더 넓어진 공간에서 얻는 편안함과 안락함이 큰 매력이다.(슈테른) 또한 주행 능력은 놀랄 만큼 인상적(모터1)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수십 가지 첨단 기능으로 무장한 이 플래그십에서 먼저 느낄 수 있는 매력은 심플한 디자인이라고 본다. 요란한 수식어 없이, 있는 그대로, 마치 본질로 승부를 보겠다는 듯 불필요한 요소를 모두 걷어낸 익스테리어는 아무리 봐도 매력적이다.
전면부 그릴 변화는 더 스포티하게 인상을 바꿨고, 아우디가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헤드램프는 또한 그릴과 어울려 멋진 인상을 만들었다. A8은 부르면 부를수록 좋아지는 노래 같은 스타일의 자동차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고 더 깊어지는 맛을 주는 음식과 같다. 2열에 편하게 앉아 있어도, 운전대를 직접 잡아도 좋은 묘한 플래그십 모델이다. 담백함, 간결함, 우아함, 질리지 않는, 첨단의, 안전한, 안락함 등의 표현이 모두 잘 어울린다. 이 멋진 아우디 기함은 더 사랑받고, 더 높게 평가되어야 할 자동차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