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A3가 이렇게 힘이 좋은 녀석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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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3

아우디 A3가 이렇게 힘이 좋은 녀석이었나?

제품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 [시승기] 완벽하게 성공해서 돌아온 신형 아우디 A3

아우디 A3

개인적으로 작은 차를 좋아한다. 큰 차의 호방함보다는 작은 차의 똑 떨어지는 맵시가 좋다. 한정된 제원에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는 조합도 좋다. 작아서 부족한 것이 아닌, 작기에 더 응축된 결과물이 좋다. 무엇보다 작은 차체가 만들어내는 경쾌한 감각이 좋다. 거기에 고급스런 요소를 배합해 완성도를 높이는 건 더 좋다. 차체는 작아도 감각과 가치가 작을 이유는 없다.

성향이 이러니 프리미엄 콤팩트 세단은 언제나 관심사다. 콤팩트 차체에 프리미엄 브랜드만의 감각을 어떻게 살렸는지 보는 재미가 크다. 손에 넣기에 부담이 적다는 요인도 작용한다. 아우디 A3의 출시일을 기다린 이유다. 게다가 세대 변경 모델이다. 1세대가 존재를 알렸다면, 2세대는 매력을 뽐낼 시기다. 아니나 다를까 신형은 안팎을 대대적으로 변경했다.

아우디 A3

그동안 아우디의 디자인은 진일보했다. 외관은 간결한 채로 선의 굵기와 날카로움에 변화를 줬다. 실내는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새롭게 레이아웃을 짰다. 깔끔하지만 덤덤하다는 평도 있던 아우디는 이제 옛말이다. 간결한 선을 날카롭게 벼리고, 반듯한 차체에 미세한 굴국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했다. 글자를 진하게 하고 밑줄로 강조한 문장처럼 더 눈에 띈다. 인상 강하고 역동적인 아우디. 세대 바뀐 아우디 A3도 딱 그렇게 진화했다.

아우디 A3

‘도시에서 성공하고 돌아온.’ 신형 아우디 A3 시승차를 바라보며 떠올린 생각이다. 기억 속 아우디 A3와는 인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잘 달련한 몸에 세련된 최신 트렌드 옷을 걸치고 나타났달까. 자기 관리에 철저한 도시인의 긴장감마저 느껴졌다. 매끈하지만 동글동글하던 예전 인상은, 흐른 세월만큼 희미해졌다. 장르와 성격이 바뀌었다고 해도 끄덕일 정도로.

외관 변화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강렬해진 전면 인상이다. 싱글프레임 그릴의 영향력이 크다. 전면 대부분을 싱글프레임이 차지할 만큼 커졌다. 특히 좌우로 커져 다부진 인상을 자아낸다. 그릴의 각에 맞춰 상단에는 헤드라이트가, 하단에는 에어덕트가 대칭을 이루며 전면 인상의 나머지를 채운다. 각 요소의 끝이 날카로워 각은 더욱 분명해진다. 이런 설정은 싱글프레임과 맞물려 강렬한 인상을 만든다. 안쪽이 파고들어간 듯한, 혹은 하단이 돌출된 듯한 헤드라이트 형태 역시 날카로운 각을 통해 인상을 다잡는다. 선이 더욱 분명해졌다.

'컴팩트 프리미엄의 새 역사' 아우디 A3 시승 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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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차체의 실루엣이다. 신형은 분명 커졌다. 전장은 40mm 늘어나고, 폭은 20mm 넓어졌다. 전고도 10mm 높아졌다. 그럼에도 단순히 크기가 커졌다기보다는 근육질로 변한 인상이다. 감량 끝낸 복서의 근육 같은 긴장감이 서렸다. 보닛에 새긴 선들, 풍성하게 도드라지는 휠 하우스, 상대적으로 잘록해진 허리, 매끈하게 떨어져 날렵한 뒤태를 만드는 지붕이 어우러져 콤팩트 세단 이상의 실루엣을 연출한다. 깔끔하면서 날카롭고, 진중하면서도 역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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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완전히 새로 빚었다. 예전 실내는 디지털 계기반인 버추얼 콕핏만 돋보였다. 이젠 버추얼 콕핏이 전한 미래 감각이 실내 전체로 퍼졌다. 버추얼 콕핏이 제시하는 세련된 감각에 맞춰 다른 부분을 새로 만든 덕분이다. 특히 센터페시아 모니터와 센터터널은 실내 분위기를 환기한다. 주변을 채운 무광 크롬과 하이글로시 질감 또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도회적이며 세련된 느낌을 겹겹이 쌓았달까. 작은 레버로 바뀐 전자식 기어노브는 그 변화의 마지막 조각. 세련된 형태와 질감이 도드라진다. 디지털로 바뀐 실내의 상징물처럼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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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일보한 안팎을 보고 나서 산뜻한 마음으로 시동을 켰다. 운전하기 전까지 외관을 보고 실내에 앉아 느끼는 감흥은 중요하다. 이때 느낀 산뜻함이 운전에도 영향을 미치니까. 차가 작든 크든, 장르가 어떠하든, 공들인 안팎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다. 단순한 이동수단과 취향을 담은 무언가를 가르는 차이이기도 하다. 아우디 A3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그 지점에 집중했다. 원래 그런 브랜드지만, 신형 아우디 A3에는 더 공을 들였다. 차이가 선명하다.

처음에는 느긋하게 주행하려고 했다. 그게 알맞은 주행법이기도 했다. 딱히 짜릿한 주행성을 강조하려고 양념한 모델은 아니니까. 편안하고 부드럽게 타야 좋을 거라고 짐작했다. 아우디 A3를 시승한 예전 기억이 그랬다. 아우디가 지향하는 바와도 맞았다. 하지만 느긋함은 오래 가지 않았다. 콤팩트 세단만의 경쾌함이 은근한 자극을 줬다. 스티어링 휠을 조작할 때마다 가볍게 움직이는 차체가 더 자극해보라고 종용했다. 이내 주행모드를 다이내믹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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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모드로 바꾸자 실내에 긴장감이 차올랐다. 주행모드가 컴포트나 자동일 때는 아무래도 연비를 고려해 기어 단수를 올린다. 세단다운 부드러운 주행과 연비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민첩한 반응성을 원한다면 역시 다이내믹 모드다. 모드를 바꾸자마자 기어 단수를 낮춰 가속하길 기다렸다. 노면에 반응하는 댐핑의 탄성도 한층 탄탄해졌다. 엔진회전수를 높일 준비가 끝났다는 뜻이다. 사양하지 않고 엔진회전수를 거침없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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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역시 거침없이 올라갔다. 예상 이상이다. 한참 뒤에야 속도계의 숫자가 더디게 바뀌었다. 고속 안정성도 인상적이다. 속도계의 높은 숫자에 비해 체감 속도가 꽤 낮았다. 그래서 더 속도를 높였는지도 모른다. 아우디 A3가 이렇게 힘이 좋은 녀석이었나? 그러고 보니 신형 아우디 A3은 2.0 I4 가솔린 터보 엔진과 7단 S트로닉 변속기를 짝 지웠다. 최고출력만 해도 204마력. 힘이 부족할 구성이 아닌 셈이다. 달려보니 확연히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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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 주행뿐 아니라 굽잇길에서도 짜릿함을 유지했다. 굽잇길에서 아담한 차체는 재미를 더했다. 게다가 스티어링 휠 뒤편에는 패들 시프트도 달려 있다. 언제고 손가락 움직여 엔진회전수를 양껏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본격적으로 손맛을 보여줄 재료를 완비했다. 물론 아우디 A3가 스포츠에 방점을 찍은 세단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세단다운 성향을 유지하면서 즐길 여지는 충분하다. 스포츠 주행에 뜻이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 이 정도 자극이 더 기분 좋게 달릴 수 있다. 신형 아우디 A3는 딱 그 지점까지 즐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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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이다. 경쟁 모델을 떠올려보면 더 인상적이다. 바뀐 안팎과 짜릿해진 주행성까지 골고루 진일보했다. 점점 큰 차를 선호하는 시대다. 흐름은 어쩔 수 없다. 그럴수록 딱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아담한 자동차의 존재가 아쉽다. 신형 아우디 A3은 그 아쉬움을 달랜다. 정말 이모저모 ‘성공’해서 돌아왔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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