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출시되는 자동차에는 대부분 능동 주행 보조 장치, 즉 ADAS(Advanced Drive Assistance System)가 제공된다. 더불어 ADAS를 더욱 발전시킨 반자율주행 기능이 강화되는 추세다.
‘기술을 통한 진보’를 슬로건으로 사용하는 아우디는 ADAS와 자율주행에 가장 앞선 브랜드 가운데 하나다. 아우디는 기함인 A8을 통하여 최초의 레벨 3 반자율주행 시스템으로 평가받은 트래픽 잼 파일럿(Traffic Jan Pilot)을 선보이기도 했다.
아우디의 ADAS 기능들은 ‘아우디 프리 센스(Pre Sense)’라는 브랜드 이름을 사용한다. 그런데 이 프리 센스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기능들의 종류가 상당히 다양하다. 알고 보면 더 신박한 프리 센스의 종류와 기능, 대략적인 적용 모델들을 정리해 본다.
◆ 프리 센스 베이직 (Pre Sense Basic)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프리 센스 베이직은 아우디 프리 센스 테크놀로지의 기본이 되는 기능으로 이 기능은 사고 발생 시 승객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에 목적을 둔다. 운전자가 위험을 느껴 강하게 브레이크를 밟으면 프리 센스 베이직은 주행 안정화 컨트롤(ESC)을 통하여 안전벨트를 승객의 신체에 밀착되도록 감아들이고 열린 창문과 선루프를 닫아 만일의 사고 발생 시 승객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또한 다른 차량에게 알리기 위하여 비상등을 스스로 작동시킨다.
프리 센스 베이직은 대부분의 아우디 모델에 기본으로 적용된다.
◆ 프리 센스 프론트 (Pre Sense Front)
프리 센스 프론트는 베이직의 확장형으로서 사고 발생 시 피해 최소화에 앞서 전방 충돌의 위험을 줄이는 능동 안전 기능이 추가된다.
프리 센스 프론트는 전방 레이더 정보를 이용해 전방 충돌의 가능성을 항상 예의 주시한다. 만일 충돌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순간, 사고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사전 준비를 시작한다. 참고로 레이더는 보행자는 시속 85km이하, 그리고 다른 차량은 시속 250km이하의 속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방 충돌을 방지하기 위하여 프리 센스 프론트는 네 가지 단계로 대응한다.
위의 3단계까지는 운전자가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거나 스티어링 휠로 회피 동작을 하면 프리 센스 프론트는 해제된다. 그러나 4단계에 도달하면 아우디 프리 센스는 전방 충돌 사고를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승객 보호에 중점을 두어 작동하게 된다.
◆ 프리 센스 시티 (Pre Sense City)
프리 센스 시티는 전방 충돌 사고를 방지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목적에서는 프리 센스 프론트와 유사하다. 그러나 레이더를 사용해 훨씬 넓은 속도 범위와 먼 거리에서도 작동하는 프론트에 비하여, 프리 센스 시티는 앞유리에 장착된 카메라를 사용한다.
따라서 아우디 프리 센스 시티는 프리 센스 프론트보다는 제한적인 시속 85km 이하에서만 작동한다. 그리고 전방 100m까지 카메라를 이용하여 전방을 감시하여 시속 40km 이하에서만 전방 충돌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아우디 프리 센스 시티는 출발과 정지가 잦은 시가지에서 더욱 필요한 능동 제동 기능을 카메라의 정보만으로도 충분한 수준으로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아우디 프리 센스 시티는 안전 기능의 적용폭을 더 많은 모델로 확장했다는 커다란 의미가 있다.
적용 모델은 아우디 A4와 A5, 그리고 Q5 계열이다.
◆ 프리 센스 리어 (Pre Sense Rear)
아우디 프리 센스 리어는 후방 안전을 위한 장비이다. 즉, 차량 뒷면의 레이더를 통하여 모니터링하여 장애물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지는 경우 아우디 프리 센스 베이직처럼 경고음과 경고 기호를 표시하며 안전 벨트 프리텐셔너를 작동시키고 열린 창문을 닫으며 비상등을 작동시킨다. 메모리 전동 시트가 장착된 차량의 경우 시트의 위치를 최대한 안전한 상태로 자동 조절하기도 한다.
후진 시 자동 정지 기능이나 자동 주차 기능이 적용된 모델의 경우는 일상적인 차량 운행 중에도 후방 주차 센서를 이용하여 후속 차량의 움직임을 계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기능도 지원된다.
◆ 프리 센스 사이드 (Pre Sense Side)
프리 센스 사이드는 아우디 A8과 같이 액티브 서스펜션이 장착된 모델에 적용되는 매우 독특한 측면 충돌 사고 대책이다. 차량의 측면으로부터 시속 25km 이상의 속도로 다가오는 물체가 감지되는 경우 프리 센스 사이드는 에어 서스펜션을 이용하여 차량의 충돌이 예상되는 측면의 높이를 순간적으로 7cm 가량 높인다.
이렇게 하면 측면 충돌 시 차체로 전달되는 충격을 차체 측면 구조에서 가장 견고한 부분인 사이드 실 프레임으로 흡수하여 승객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리 센스 사이드가 작동하면 프리 센스 베이직의 기본 안전 대책, 즉 운전자 경고와 안전벨트 프리텐셔너 작동, 창문 및 선루프 폐쇄 등도 뒤따르게 된다.
◆ 프리 센스 360 (Pre Sense 360)
프리 센스 360은 위의 모든 프리 센스 기능들을 유기적으로 통합하여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다가오는 위험으로부터 승객의 안전을 유기적으로 보호하는 통합 시스템이다. 즉, 사고의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피치 못할 사고에서도 승객의 안전을 최대한 보장하는 궁극의 능동 안전 대책인 것이다.
이렇듯 아우디 프리 센스는 여러 단계의 안전 대책으로 구성된 매우 치밀한 안전 방벽의 역할을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처음에는 각각 적용되었던 개별적 기능들이 서로 연계되어 입체적이고 전방위적 안전 대책으로 진화하였듯이 아우디 프리 센스는 다음 단계에서는 자율 주행의 세계의 핵심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바로 아우디가 말하는 ‘기술을 통한 진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미래차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