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A7, 어떻게 벤츠 CLS가 만든 시장을 집어삼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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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쿠페형 세단의 대명사가 된 아우디 A7

아우디 A7, 어떻게 벤츠 CLS가 만든 시장을 집어삼켰나

제품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완

쿠페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는 아우디 A5 쿠페

고급 쿠페형 세단의 대명사가 된 아우디 A7

2도어 또는 3도어로 된, 지붕이 낮게 떨어지는 자동차를 우린 쿠페라고 부른다. 쿠페는 스타일이 좋다. 그뿐만 아니라 달리는 성능이 좋은 자동차들이 주로 이 형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스타일에 민감하고 운전을 즐기는 젊은 층에 사랑받는 편이다. 쿠페의 이런 매력은 일반 세단들까지 쿠페 타입으로 바꿔 놓기에 충분했다. 요즘 웬만한 자동차는 2열 헤드룸을 희생하면서까지 쿠페 타입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그런데 일상용으로 자동차를 이용하면서도 스타일이 주는 매력까지 갖고 싶은 욕구를 동시에 만족시킨 자동차는 2004년 처음 등장했다. 바로 메르세데스-벤츠 CLS다. 4도어 쿠페형 세단인 CLS는 등장과 함께 큰 관심을 받았다. 이 차를 진정한 쿠페라고 할 수 있냐는 반론도 있었지만 이제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쿠페형 세단이 그만큼 대중화되었기 때문이다.

CLS가 본격적으로 판매된 2005년, 미국 시장에서만 1만 5,000대 가까운 판매량을 보였다. 이듬해 감소폭이 크긴 했지만 1만 대를 넘기며 틈새시장용 자동차로는 보기 드문 성공을 거뒀다. 이런 인기는 유럽에서 더 컸다. 2005년 유럽에서는 2만 대가 넘게 판매됐고 2006년에도 거의 비슷하게 팔려나갔다. 고급 쿠페형 세단 시장은 CLS의 독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 독주에 제동이 걸렸다. 아우디가 A7을 내놓은 것이다.

아우디 A7

◆ 게임체인저 A7의 등장

아우디는 2010년 E세그먼트의 쿠페형 세단 A7 스포츠백을 선보였다. 매력적이고 현대적인 스타일은 단번에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또 다른 경쟁 모델 BMW 6시리즈 그란쿠페가 경쟁에 뛰어들며 치열한 3파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2018년 6시리즈 그란쿠페는 단종됐고, 고급 쿠페형 세단 시장 지존을 가리는 대결은 CLS와 아우디 A7 2파전으로 압축됐다.

시장을 선점한 CLS는 2015년까지 판매량에서 앞섰다. 하지만 조금씩 판매량이 좁혀지더니 2016년 이후 CLS는 아우디 A7에 밀리기 시작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미국과 유럽에서의 판매량은 분명하게 경쟁에서 앞선 모델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 메르세데스 CLS 지난 5년간 미국 판매량 : 9,085대

▪ 아우디 A7 지난 5년간 미국 판매량 : 23,034대

벤츠 CLS 잡은 아우디 A7 특장점 자세히 보기
A7 옆모습

▲ 지난 5년 유럽 시장 럭셔리 쿠페형 세단 판매량(자료=카세일즈베이스닷컴)

아우디 A7 : 37,438대
메르세데스 CLS : 34,455대
BMW 6시리즈 : 12,403대 (*그란쿠페와 그란투리스모 합산)

▲ 2021년 유럽 상반기 럭셔리 쿠페형 세단 판매량(자료=카세일즈베이스닷컴)

아우디 A7 : 2,780대
메르세데스 CLS : 1,168대
BMW 6시리즈 : 735대
마세라티 기블리 : 729대

▲ 2021년 1~9월 독일 누적 쿠페형 세단 판매량 비교(자료=독일 자동차청)

아우디 A7 : 1,609대
메르세데스 CLS : 526대
BMW 6시리즈 : 392대
마세라티 기블리 : 205대

모든 수치가 A7이 경쟁에서 월등히 앞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2021년 들어오면서 A7의 독주가 눈에 띄는데 독일 및 유럽 시장의 판매량이 나머지 경쟁 모델 모두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상황까지 왔다. 월등하게 판매량에서 앞서가고 있으며, 이 정도면 고급 쿠페형 세단의 대표주자가 되었다고 해도 하나 이상할 게 없다. 독일 도로에서 A7이 자주 눈에 띈다고 생각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

A7을 위에서 본 모습

◆ ‘바퀴 달린 디자이너 제품’

고급 쿠페형 세단 시장을 한 마디로 규정한다면 ‘스타일이 지배하는 세그먼트’라 할 수 있다. 물론 성능이 바탕이 되어야 하겠지만 이 고급 쿠페형 세단 시장은 얼마나 세련되었으며, 그 디자인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가 성패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아우디 A7은 성공적인 모델이다.

시승 및 자동차 평가에서 독일은 물론 유럽에서 최고의 영향력을 자랑하는 독일 자동차클럽 아데아체가 지난 2019년 2세대 A7을 시승하며 강조했던 표현이 바로 ‘놀라운 디자인의 자동차’, ‘바퀴 달린 디자이너 제품’이었다. 하나의 자동차가 스타일에서 이만한 칭찬을 받는 것은 드물다.

물론 공간 능력, 품질, 그리고 주행 성능 또한 박수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지난 2014년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는 A7 1세대 모델의 성능을 평가한 적이 있다. 주행 성능에 특히 민감한 해당 매체는 A7의 장점으로 고급스러운 운전의 조화, 부드러운 변속 능력, 우수한 서스펜션의 편안함, 시트의 편안함, 공간의 우수함, 매우 안정적인 운전 특성, 안정감 있는 제동력 등을 꼽았다.

아우디 RS 7

이런 평가라면 극한의 드라이빙을 즐기는 운전자가 아니라면 거의 모든 면에서 만족하며 탈 수 있다. 비교 테스트에 특화된 독일 전문지 아우토차이퉁은 지난해 2세대 A7과 포르쉐 파나메라와의 비교 테스트를 진행했다. 해당 매체는 운전 다이내믹 항목을 제외한 차체/ 운전의 편안함/ 엔진 및 변속기 항목에서 A7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많이 팔릴 땐 그만한 이유가 있다. CLS가 럭셔리 쿠페형 세단이라는 새로운 시장의 문을 열었다면 현재 그 시장의 주도권은 아우디 A7이 가지고 있다. 뛰어난 스타일과 품질, 공간 능력과 편안함, 그리고 주행 성능 등,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다. 만약 더 강력한 성능을 원한다면 S7과 RS 7 중에서 고르기만 하면 된다. 선택지 또한 다양하다. 잘 생기고 잘 달리는 일상용 쿠페형 세단을 원하는데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당연히 A7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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