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우디, 10년 전 그때와 2021년 현재
"2011년, 그때 국내에서 아우디는 어땠을까?"
10년이 1년처럼 빨리 가는 시대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주변이 변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에서 보듯 예전에는 세상이 변하는 시기를 10년 단위로 생각했지만 요즘은 아니다. 10년쯤 전에 일어났을 법한 일도 막상 실제로 따지고 보면 1~2년 전 일이다. 상대적인 시간 변화가 아주 빨라졌다.
지금부터 10년 전인 2011년 수입차 시장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2011년이라고 해봐야 겨우 10년 전이라고 생각할 법하지만, 10년이 1년처럼 빨리 가는 요즘 시대에는 큰 변화가 일어났을 시기다. 한 브랜드를 짚어 본다면 10년 동안 수입차 시장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알 수 있다. 아우디를 예를 들어보자. 크게 변한 부분이 있는가 하면 예전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기도 한다. 좋은 것은 계속 이어가고, 개선할 부분은 발전해 나간다. 아우디 10년의 변화를 짚어본다.
2011년 연간 수입차 판매 대수는 수입차 개방 이래 최초로 10만 대를 넘겼다. 1996년 1만 대를 넘긴 지 15년 만이다. 수입차 판매 증가는 더 빨라져서 2015년 연간 판매 20만 대를 넘겼고, 2020년에는 27만대를 돌파했다. 아우디는 2011년 1만345대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만 대를 넘어섰다. 2013년 2만 대, 2015년 3만 대를 돌파하는 등 빠르게 성장했다. 2020년에는 2만5513대로 마무리했다. 2021년 4월까지 누적 판매 대수는 8721대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 기록을 무난하게 넘기리라 예상한다.
2021년 아우디에서 판매 1위를 달리는 모델은 중형 세단 A6다. 4월까지 5000여 대 정도 팔렸다. 1년 전인 2020년에도 A6가 1만2000여 대로 아우디 브랜드 내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11년 아우디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세부 트림으로 따지면 A4 2.0 TFSI 콰트로였다. 2011년을 전후해 A4가 아우디 국내 판매를 주도했다. 2011년 이후 10년 동안 전체 흐름을 보면 A6가 아우디 국내 판매를 책임지는 데 국내 시장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SUV가 인기를 끌어도 여전히 국내 수입차 시장은 주력 판매 모델은 고급 중형 세단이다. 아우디 역시 시장 트렌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2011년이나 2021년이나 아우디 브랜드의 주력은 세단이라는 점이 변함없다. SUV, 전기차, 고성능 등 모델은 다양해졌지만, 상위권은 세단 중심이라는 수입차 시장의 큰 틀은 아우디에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콰트로는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2011년 국내 콰트로 판매량은 8600여 대로 비중이 80%가 넘었다. 2021년에도 콰트로 판매 비중은 여전히 높다. 네바퀴굴림은 대체로 아웃도어 활동 목적이 큰 RV 차종에 주로 사용하는데, 아우디 콰트로의 특징은 세단형 차종 비중도 높다는 점이다. 아우디 콰트로의 시작은 오프로더를 넘어 승용형 자동차에 네바퀴굴림을 도입할 목적으로 만들었다. 초창기 목적을 지금까지 유지해서 아우디는 거의 모든 차종에 콰트로를 적용해 내놓는다.
그동안 네바퀴굴림에 대한 시장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험로 주행뿐만 아니라 악천후나 굽은 도로에서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는 장점이 알려지면서, 세단형 자동차에도 네바퀴굴림 선택 비중이 높아졌다. 시장 전체로는 큰 변화지만 아우디는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높은 콰트로 선택 비중을 유지한다.
이름에 일부 변화가 생겼다. 2010년대 들어 몇몇 브랜드가 이름을 대대적으로 바꿨는데, 아우디는 성능 표시에 변화를 줬다. 2011년 당시 모델명은 배기량을 표시해줬다. 2.0L 엔진을 얹으면 2.0 TFSI, 4.0L 엔진을 쓰면 4.0 TDI라고 표시하는 방식이다. 지금은 ‘다이내믹 배지’를 사용한다. 2014년 도입한 다이내믹 배지는 배기량 대신 가속 성능을 표시해 55 TFSI, 45 TDI 식으로 적는다. 중력가속도 1G를 100으로 잡고 성능을 환산해 가속 성능의 정도를 나타낸다. 성능 표시에 변화를 준 이유는 과거 엔진 표기 방식으로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정확하게 표시하기 어려워져서다. 과급기 대중화로 배기량과 출력이 비례하지 않고,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동력원이 다양해지면서 더 정확한 표기법이 필요해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2021년에는 2011년에는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기술과 장비를 사용한다. 자동차 기술 분야는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퍼진다. 아우디는 신기술 도입을 적극적으로 하는 브랜드다. 콰트로, 알루미늄 프레임, LED 등 굵직한 첨단 유행도 아우디가 시초다. 요즘 아우디 모델 계기판은 전체를 디스플레이로 구성한 버추얼 콕핏을 사용한다. 디스플레이를 많이 사용하는 추세에 맞춰 계기판도 디지털 방식으로 바뀌었다. 전체가 화면이라서 많은 정보를 다양하게 표시할 수 있다.
2011년에는 버추얼 콕핏이 없었다. 국내에는 2015년 가을 들어온 TT 3세대 모델에 버추얼 콕핏이 처음 등장했다. 다이얼을 돌려 화면 메뉴를 찾는 MMI는 아우디를 상징하는 기술이었다. 2011년 MMI는 다이얼을 돌리는 방식이었다. 최근에 디스플레이 확장이 기술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MMI 조작 방식도 화면 터치 방식으로 바뀌었다.
아우디도 기술 변화를 따른다. 전기차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분야다. 전기차 시대가 언젠가는 온다고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영역을 넓힌다. 2011년에는 아우디 전기차가 없었지만, 2021년에는 국내에서도 아우디 전기차를 탈 수 있다. 아우디 최초로 선보인 e-트론은 SUV 형태 전기차이고, 국내에는 2020년 초에 들어왔다. 국내에 아직 선보이지는 않았지만 e-트론 GT와 Q4 e-트론 등 새로운 전기차도 대기 중이다. 전동화 추세에 맞춰 아우디는 2025년까지 순수 전기차 라인업을 20개 이상으로 늘린다고 하니, 앞으로 국내에서도 더 많은 아우디 전기차를 볼 날이 온다.
SUV 라인업인 Q 모델도 늘었다. 2011년 국내 판매 중인 아우디 SUV는 Q5와 Q7 두 종류였다. 2012년 Q3가 국내에 출시됐고 이후 Q2와 Q8도 추가되었다. SUV가 인기를 끌면서 아우디 Q 모델도 빈자를 숫자도 거의 다 채워졌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