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우디 Q5의 또 다른 매력, 압도적인 ‘공간’
SUV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새삼스럽지도 않은 트렌드다. 한 자동차 시장 전문가는 대부분의 자동차가 SUV 형태로 만들어지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는 극단적 예측까지 한다. 단점이 분명 존재함에도 SUV는 왜 이렇게 인기가 높을까?
사람마다 SUV를 선택하는 기준은 다르지만 크게 보면 몇 가지 공통된 선택 기준이 보인다. 일단 지상고가 높아 세단보다 시야 확보에 더 좋다. 그리고 작은 차에 비해 좀 더 탑승자들이 보호받는다는 안정감을 가지며, 또한 SUV는 온로드와 오프로드 주행의 자유도가 세단보다 좋다. 뿐만 아니라 공간 활용성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요즘은 도심 운행 중심의 작은 SUV(심지어 A세그먼트까지)도 나오고 쿠페 형태도 인기를 얻고 있지만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등 주행의 자유도와 공간 활용이 여전히 SUV의 기본이다. 이런 면에서 아우디 SUV Q 라인업은 기본기가 잘 갖춰졌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공간’ 경쟁력은 스스로 드러내는 편은 아니지만 매력적이다.
여기서 말하는 공간은 탑승자를 위한 승차 공간, 그리고 짐을 싣는 적재 공간을 함께 의미한다. 타고 내리기 편한 부분, 또 앉았을 때의 안락함, 시야 확보, 그리고 적재 능력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실용성을 강조하는 유럽의 경우 ‘얼마나 많은 짐을 실을 수 있으며, 얼마나 편안하게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SUV인가?’가 매우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그래서 트렁크 크기를 따지고, 1열과 2열의 공간을 비교하며, 또 공간에서 오는 안락함 정도를 체크하는 소비자가 많다. 그러니 제조사 역시 꼼꼼하게 차의 제원을 홈페이지 등에 밝힐 수밖에 없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들도 주행 성능이나 첨단 기능에 대한 평가뿐 아니라 공간에 대한 비교 역시 야무지게 한다. 그리고 아우디는 이런 전문지 평가에서 늘 좋은 점수를 받는다.
◆ Q5의 승차 공간과 트렁크 용량의 균형감
이번에 국내에도 새롭게 출시된 부분 변경 Q5는 이전 모델보다 전장이 15mm 늘었다. 다만 전폭과 전고는 미세하게 줄었다. 이 변화로 트렁크 용량이 약간 영향을 받았는데 승차 공간에 조금 더 집중한 듯하다. 탑승자와 화물 공간의 균형을 고려한 것으로, 이 부분은 독일 전문지들의 비교 테스트 결과를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우선 아우토차이퉁(AutoZeitung)의 평가다. 아우토차이퉁은 3대 독일 자동차 전문지 중 하나로, 특히 비교 테스트에 특화된 매체다. 제조사가 제공한 제원을 직접 다 체크해 내용을 공개하는데 그 정도가 가장 디테일하다. 해당 매체는 부분 변경된 Q5와 같은 플랫폼을 쓰는 포르셰 마칸과 비교했다.
마칸은 아무래도 공간보다는 스포츠카 브랜드가 만든 모델답게 주행에 맞게 차체를 설계했다. 폭도 넓고 지상고도 낮다. 휠베이스(2807mm)는 2819mm의 Q5보다 12mm 짧다. Q5 트렁크 적재 용량이 520~1520리터인 것에 비해 마칸은 488~1503리터다. 뿐만 아니라 좌석에서 지붕까지의 머리 공간(헤드룸)도 Q5가 최대 50mm 더 높았으며, 2열 무릎 쪽 공간 (레그룸) 역시 최대 50mm 더 넓었다.
뒷유리 너비, 전방 창의 너비 역시 차폭이 큰 마칸보다 오히려 Q5가 더 넓어 조금이라도 시야 확보나 개방감을 느끼기에 유리했다. 이런 차이는 고스란히 차체 평가 결과로 나타났는데, 1, 2열 좌석 여유도나 편안함에서 Q5의 손을 들어줬으며, 트렁크 점수도 Q5가 더 높았다. 또한 시인성(視認性, Übersichtlichkeit)에서도 더 많은 점수를 받았다.
아우토차이퉁은 최종 평가에서 실내 공간의 경쟁력, 그리고 좌석의 편안함을 먼저 언급했다. 또한 상대적으로 더 인간공학적인 자동차라고 평가했다. 확실히 공간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그것이 이렇게 결과로 나온 듯하다. 다만 같은 플랫폼을 통해 나온, 성격이 조금은 다른 SUV와의 비교이기에 이 내용만으로는 단정하기 어렵다. 그래서 다른 매체들의 평가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아우디 Q5를 볼보 XC60과 비교한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의 자료 역시 참고할 만하다. 제원상으로는 XC60이 신형 Q5보다 더 길고 넓다. 하지만 Q5의 트렁크 공간이 더 컸다. 또한 폭이 더 넓은 XC60과 비교해 실내의 너비와 높이 모두 Q5가 좋았다. 너비의 경우 최대 20mm, 높이에선 최대 50mm까지 차이가 났다.
▽ 3개 모델 전장 / 전폭 / 전고(mm) 및 트렁크 용량 비교
이런 차이는 항목별 평가에 그대로 드러났다. 공간, 트렁크, 적재하중, 가변성, 1열 좌석의 편안함(2열은 동률), 실내 소음 측정값 항목 등, 공간과 관련한 거의 모든 항목에서 Q5의 손을 들어줬다. 최종 평가에서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 역시 Q5의 조화로움을 우선 언급했다. 공간만을 이야기한 것은 아니지만 아우디가 Q5를 내놓으면서 얼마나 성능과 품질, 그리고 안락함과 실용성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겼는지 알 수 있다.
끝으로 살펴볼 아우토빌트의 테스트 결과도 흥미로웠다. 강력한 라이벌 BMW X3, 그리고 알파로메오 스텔비오와의 비교 테스트였는데 종합 점수에서 아우디 Q5가 549점을 획득해 두 경쟁 모델을 따돌리며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여기서도 공간에 대해 인상적인 평가가 있었는데, 우선 실내 공간의 합리적 구성을 높게 평가했다. 또한 착좌감 면에서도 3개 모델들 중 가장 우수했다고 전했다. 뒷좌석으로 타고 내리는 승하차의 편의성도 Q5가 가장 나았다고 분석했다.
앞서 소개했듯 부분 변경된 Q5는 트렁크 공간이 부분 변경 이전보다 기본 용량이 25리터 정도 줄었다. 이로 인해 그간 동일한 트렁크 크기(기본 용량 기준)를 보인 X3와의 트렁크 볼륨 항목에서 뒤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아우토빌트는 차에 실을 수 있는 최대중량(적재하중)이 Q5가 더 좋다며 역시 트렁크의 실용적인 측면을 긍정적으로 봤다.
아우토빌트는 Q5 신형의 주행 능력, 서스펜션의 안락함, 공간의 우수함 등이 좋았다며 아우디가 자신감 있게, 그러면서 더 섬세하게 Q5를 다듬었다고 끝맺었다. 유력한 독일의 3대 자동차 매체의 평가는 거의 비슷했다. 트렁크 용량, 적재하중, 1,2열 공간과 좌석의 편안함 등 ‘공간’에 많은 힘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트렁크는 트렁크대로, 또 실내 공간은 그것대로 만족할 만한 수준을 보여준 아우디 Q5. 여기에 좋은 소재와 조립 품질, 그리고 세련된 디자인 등이 섞이며 탑승자 만족감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오래된 아우디 오너가 한 말이 있다. 아우디는 밖에서 보는 것보다 타봤을 때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고. 오늘 칼럼 내용이 그의 말을 증명해주는 셈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