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어디에도 없는 감각적 SUV, 아우디 Q8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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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Q8이 도로를 달리고 있습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감각적 SUV, 아우디 Q8 [시승기]

제품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아우디 Q8이 저녁에 서 있습니다.

▶ 럭셔리 SUV 시장에서 아우디 Q8이 더 특별하게 보이는 이유

생각보다 크다. 위압감도 상당하다. 당연한 반응이다. 아우디 Q7의 형제 모델이니까. 프리미엄 대형 SUV는 크기로 한 번, 고급스러움으로 또 한 번 놀라게 한다. 아는데도 실물을 본 순간, 탄성이 절로 터져 나온다. 단지 크기만의 효과는 아니다. 비율이 독특해서다. 낮고 넓다. 그런데 SUV다. 대형 SUV의 덩치는 높이가 좌우한다. 아우디 Q8은 누가 봐도 SUV지만, 높지 않고 넓다. 상대적으로 하단에 비해 상단 유리 부분이 낮다. 그러면서 차체는 떡 벌어진 어깨를 자랑하듯 넓다. 넓고 낮은 장갑차 같은 위압감. 기존 대형 SUV와 다른 느낌으로 압도한다. 아우디 Q8을 그냥 쿠페형 SUV로 바라볼 수 없는 지점이다. 다르게 빚었다.

아우디 Q8를 다르게 빚은 이유가 있다. 최근 몇 년간 럭셔리 브랜드에서 SUV를 선보였다. 전에 없던 SUV였다. 럭셔리 브랜드가 쌓아온 유산을 계승한 SUV. 기존 SUV와 다른 지점에서 자극한다. 럭셔리 SUV 시장이 태동한 거다. 프리미엄 브랜드만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다른 SUV. 반응은 알다시피 폭발적. 틈새시장이 아니었다.

아우디 Q8정면 모습입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새로운 럭셔리 SUV에 대응할 모델이 필요했다. 커서 유용하거나 달라서 신선하거나. Q8은 신선한 SUV로 방향을 잡았다. 쿠페형이지만 지붕 뒤만 깎지 않았다. 전체를 낮추고 넓혔다. 색다른 쿠페형으로서 Q8만의 스타일을 제시한다. 첫인상에서 낯선 위압감을 풍기니 다르게 보이게끔 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거대한 조형물 바라보듯 Q8을 바라봤다.

크기와 비율이 디자인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같은 디자인이라도 그 차이는 꽤 극적이다. 익숙한 헤드램프와 싱글 프레임 그릴인데도 사뭇 다르게 보인다. 넓고 낮은데 거대한 차체라는 바탕에 스며들어 더 또렷하다. 게다가 Q8은 싱글 프레임 그릴 테두리가 두텁다. 아우디 SUV의 공통 요소지만 보다 강조했다. 크기와 비율과 더불어 Q8을 특별하게 하는 요소다. 광장의 조형물 돌아보듯 한 바퀴 돌며 감상하게 한다. 그럴 수 있는 SUV. 돌다 보면 넓은 차체를 자로 잰 듯 가로지르는 리어램프에 시선이 가닿는다. 굵직한 선이 인상적이다. 앞에 비해 다소 심심한 후면 인상을 낮은 지붕과 함께 다잡는다. 간결하기에 호방하다.

아우디 Q8 실내 앞좌석

커다란 덩치는 실내 공간에도 스민다. 길이는 Q7보다 짧지만 폭이 넓다. 좌우로 광활하다. 아우디 실내 디자인은 수평을 강조한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와 대시보드 하이글로시 가니시가 수평으로 이어진다. 원래 넓어 보이는데 더 넓게 다가온다. 실제로도 넓으니까. 이 호방함이야말로 Q8을 다른 위치에 놓는다. 비슷하면서 다른, Q8이라는 새로운 이름다운 차별성이다. 크기와 비율로 빚은 스타일. 타공 처리한 스티어링 휠 가죽 촉감은 고급스러움에 젊은 감각을 섞었다. 작은 차이지만 스타일 강조한 SUV로서 정서를 채워나간다. 발코나 가죽 S 스포츠 시트 역시 같은 맥락이다. 고급스러운데 스포티한 면도 더했다. 패밀리 SUV의 푸근함과는 선을 긋는다. 크고 당당한 고급 SUV로서 기대치를 충족한다.

아우디 Q8 실내 뒷좌석

아우디 Q8을 특별하게 하는 요소는 또 있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시야다. 외관에서 느낀 낯선 비율이 시야로도 연결된다. SUV답게 시트고는 높은데 앞 유리가 낮고 넓다. 그 비율이 운전석에서 바라보는 시야를 독특하게 한다. 예전에 잠깐 타본 허머에서 느낀 그 시야다. 물론 허머처럼 극단적이진 않지만 충분히 체감할 만하다. 크고 넓은 덩치도 이 감각에 한몫한다. 그래서 불편한가, 하면 아니다. 오히려 허머 탈 때 느낀 박력, 그러니까 자동차보다 장갑차에 올라탄 듯한 생경함이 들뜨게 한다. 익숙한 아우디 실내 질감을 누리면서 특별한 오프로더를 타는 듯한 감각까지 만끽하게 한다. 통풍시트가 돌고 마사지 기능이 허리를 자극하는 와중에 느끼는 호방한 감각. 도심형이지만, (여러 의미로) 감각이 다른 SUV다.

아우디 Q8이 도로를 달리고 있습니다. 뒷모습

시야에서 느낀 당당함은 출력과도 어울린다. 시승한 모델은 새로 출시한 55 TFSI다. 기존 디젤 모델인 45 TDI와 50 TDI에 비해 가속하는 쾌감이 더 클 수밖에 없다. 2톤이 넘는 차체지만 340마력과 51.0kg·m 토크는 시원하게 밀어붙인다. 사륜 조향 시스템은 덩치와 민첩함이 꼭 반비례가 아니라는 걸 증명한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지상고를 낮추는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이 안정감도 더한다.

고속 코너에선 사륜구동 콰트로가 활약한다. 물론 Q8이 스포츠 주행에 적합한 차량은 아니다. 더 화끈한 영역은 SQ8에 넘겨야 한다. 그럼에도 Q8이 쌓아올린 생경한 감각을 주행으로 표현하는 데는 모자라지 않는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이 덩치가 5.9초면 도달하니까. 안팎으로 풍기는 박력은 오른쪽 발끝에서, 시트에 밀착한 등에서 느낄 수 있다. 크고 넓은 SUV가 도로를 질주하는 감각이란.

밀어붙여도 너끈히 감당하지만, 대체로 신경 곤두세우지 않고 달리게 된다. 풍요로움을 즐길 때 더 어울리니까. 독특한 시야가 자아내는 Q8만의 주행 감각을 음미하는 쪽이랄까. 그래야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과 전자식 댐핑 컨트롤의 솜씨가 더 도드라진다. 편안하고 정갈한 하체로 고급 SUV다운 감흥을 자아낸다. 그래야 하는 위치와 가격대이기도 하다.

아우디 Q8이 서 있습니다. 뒷모습입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본다. 아우디 Q8이 탄생하게 된 배경. 럭셔리 SUV 시장에 대응할 모델로서 다른 선택지 말이다. 그 임무에서 Q8은 색다른 감각을 무기로 참전한 셈이다. 단지 외관 변화라고만 볼 수 없는 감각이다. 다른 쿠페형 SUV와는 확실히 차별점이 있다. 신선하다. 아우디가 만든 쿠페형 모델은 언제나 그랬다. 스포트백이라는 발상으로 새로운 형태를 제시했다.

이번에도 Q8으로 대형 SUV로서 새로운 감각을 제시한다. 사진으로만 봐선 알 수 없다. 직접 마주봐야 실감한다. 운전석에 앉아봐야 증폭한다. 이 차이가 뭐 그리 크냐고 묻는다면, 딱히 반박할 말은 없다. 하지만 그 차이가 무엇보다 크게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에게 아우디 Q8은 둘도 없는 모델이다.

자동차 칼럼리스트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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