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Q2, 왜 ‘분류할 수 없는’ 모델인지 알겠다 [시승기]
  • stage_exterior_front.jpg
아우디 Q2 두 대가 서 있습니다.

아우디 Q2, 왜 ‘분류할 수 없는’ 모델인지 알겠다 [시승기]

제품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Q2 차량이 주행하고 있습니다.

▶ 엔트리 그 이상의 SUV, 아우디 Q2

엔트리 모델은 중요하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의 엔트리 모델이라면 더욱. 엔트리 모델은 브랜드의 문이자 통로다. 엔트리 모델로 입문해 상위 모델로 나아가도록 한다. 브랜드가 쌓아올린 유산과 만나는 첫 느낌을 좌우한달까. 언제나 관계에서 첫인상은 지분이 높다. 브랜드의 그냥 작은 자동차로만 볼 수 없다는 뜻이다. 브랜드 규모를 확장하면서 신규 고객을 끌어들일 임무를 맡았다. 막중하다. 해서 접근성 높일 효율과 품어야 하는 브랜드 가치 사이에서 치열하게 조율한다. 넣고 빼는 황금비율의 묘가 필요한 게 또 엔트리 모델이다.

아우디 Q2는 한국에서 접하는 아우디의 엔트리 모델이다. 그러면서 이제는 중요한 시장으로 자리매김한 소형 SUV다. 소형 SUV는 엔트리로서 매력적이다. 실용성과 자유분방함, 그 사이에서 스미는 젊은 감각을 품을 수 있다. 해치백, 하면 떠오르는 장점을 소형 SUV가 뺏은 지 오래다. 최근 몇 년 동안 급성장한 시장이 증명한다. 작아도 SUV라서 나름대로 당당하다. 공간 활용성도 높아 사용할 수 있는 영역도 상대적으로 넓다. 급성장한 이유가 있다.

Q2의 뒷모습

아우디 Q2 역시 소형 SUV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일단 첫인상이 다부지다. 왜소하거나 앙증맞게만 보이지 않는다. 면을 시원시원하게 처리한 덕분이다. 아우디 SUV의 싱글 프레임 그릴은 팔각형이다. 각을 살려 보다 당당한 느낌을 강조한다. 특히 아우디 Q2의 그릴은 상단보다 하단을 길게 뽑았다. 위아래로 넓은 면을 강조한다. 더불어 하단 에어 인테이크를 큼직하게 처리하고 양쪽을 연결하기도 했다. 덕분에 하단 시야가 안정적이다. 그 위에 두툼한 면을 강조한 그릴을 배치하니 전면이 더욱 다부져 보인다.

아우디의 장기, LED 헤드램프 역시 각을 살리며 전면 인상을 완성한다. 각 요소는 직선의 성질을 품었다. 끝을 다듬어 매끈하지만 직선의 강직함이 드러난다. 직선의 당당함을 음미하다 보면 소형, 작다는 단어는 희미해진다. 오히려 툭툭, 각이 불거진 근육질이 연상된다. 꽉 들어찬 밀도 높은 형태다.

당당한 면은 측면에도 볼 수 있다. 창문과 차체를 구분하는 벨트라인이 높다. 자연스레 창문 형태는 얇고 매끈하게, 하단 차체의 면은 두툼하고 다부지게 느껴진다. 덕분에 스타일 중시한 SUV로 보인다. 그러니까 아우디 Q8 같은. 크기와 스타일은 별개 얘기다. 오히려 크지 않기에 얻을 비율의 밀도는 더 높다. 아우디 Q2만의 디자인 요소도 멋을 챙긴다. C필러를 다른 색과 재질로 처리했다. ‘매트 티타늄 사이드 블레이드’라고 따로 명칭도 부여했다. 아우디 Q2만의 증표처럼 심리적 포만감을 높인다. 있고 없고 차이가 크다.

Q2의 옆모습

외관에서 음미한 다부진 감각은 금세 휘발하지 않는다. 외관 느낌처럼 다부지게 달리며 감흥을 이어간다. 보통 소형 SUV는 효율 중시한 심장을 품는다. 아우디 Q2는 2.0 디젤 터보 엔진으로 효율과 출력을 조율한다. 디젤로 연비를 챙기면서 넉넉한 배기량으로 달리는 재미도 살린다.

2.0 디젤 터보 엔진은 아우디에서 두루 쓰이는 엔진이다. 보다 큰 차체에서는 무난한 엔진이지만, 체구가 작은 아우디 Q2에선 꽤 풍성해진다. 소형 SUV에서 2.0리터 터보 엔진은 쉽게 보기 힘든 조합이다. 그 출력을 바탕으로 달리는 맛을 꽤 살린다. 그에 맞춰 조인 하체도 적절하다. 반응을 알기 쉽고, 기분 좋게 엉덩이를 자극한다. 그러고 보면 소형 SUV라는 장르와 경쾌한 달리기 성격은 궁합이 좋다. 차체 크기 특성을 자동차 즐기는 재미로 승화했달까. 소형 SUV에 왜 효율만 챙겨야 해? 아우디는 Q2를 선보이며 이렇게 답한다.

경쾌한 거동을 증폭하는 기술도 새로 품었다. 프로그레시브 스티어링 시스템이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정도보다 선회하는 각이 크다. 쉽게 말해 스티어링 휠을 적게 돌려도 차가 더 좌우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스티어링 휠을 적게 돌리면 유용하다. 마트 주차장 오르내릴 때 보다 편하고, 와인딩에서 앞머리가 코너를 향해 더 민첩하게 움직인다. 실용적이면서 재미 요소로도 기능하는 셈이다. 구불거리는 강변길을 달릴 때 어찌나 기특하든지. 마치 후륜구동처럼 앞머리가 코너를 파고든다. 작아도 무게 중심 높은 SUV인데, 거동이 빠릿빠릿하다.

Q2 실내

한참 아우디 Q2과 아드레날린을 높이며 달리다 숨을 돌린다. 그제야 아우디 Q2의 실내가 제대로 눈에 들어온다. Q2의 실내는 간결하다. 버추얼 콕핏 계기반은 여전히 아우디 실내 분위기를 조성하지만, 센터페시아 부근은 단출하다. 아우디 라인업에서 시작 모델이라는 걸 알게 한다. 그렇다고 허전할까? 타기 전에는 허전할 줄 알았다. 하지만 잘 빚은 외관을 감상하고 탄탄한 달리기 실력을 체감하니, 요소가 별로 없는 실내가 은근히 잘 어울린다. 오히려 요소가 적으니 아우디가 그동안 쌓은 인테리어 특징이 더 잘 드러난다.

버튼 조작할 때의 탄성과 버튼을 감싼 크롬의 촉감이 더 생생하다. 스티어링 휠을 감싼 보드라운 가죽의 질감은 손이 즐겁고, 비행기 터빈이 연상되는 송풍구 디자인은 눈이 즐겁다. 지팡이 머리를 연상하게 하는 원형 기어 노브 또한 기분 좋은 서늘함을 전달한다. 간결한 와중에 아우디, 하면 떠오르는 촉감과 질감이 고스란히 살아난다. 더 고급스런 소재, 더 큰 디지털 디스플레이, 더 화려한 장치가 없는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아우디를 나타내는 만듦새와 감각은 충분히 전달한다.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아우디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알게 한다.

소형 SUV, 하면 우선 효율 먼저 떠올린다. 아우디는 Q2를 선보이며 더 많은 걸 내민다. Q2를 선보이며 내세운 단어는 ‘Untaggable’. ‘분류할 수 없는’이라는 뜻이다. 애초 아우디는 Q2라는 새로운 차종을 선보이며 엔트리 모델로만 소비되길 원하지 않았다. 그에 맞춰 Q2만의 디자인 요소와 성격을 살린 주행 감각을 부여했다. 엔트리 모델은 자동적으로 놓이는 위치다. 하지만 엔트리 모델 이상의 역량은 모델 고유의 매력이 필요하다. 아우디 Q2는 엔트리 역할을 맡지만 독립 모델로서도 매력을 뽐낸다. 아우디를 탄다, 정도가 아니라 아우디의 탄탄함을 즐긴다, 수준으로 확장한다. 그 차이가 아우디 Q2를 모델 자체로 바라보게 한다. 시승한 지 며칠 지났는데도 자꾸 어른거릴 정도로.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상기 이미지는 국내 판매 사양과 다를 수 있습니다.
*본 차량에 대한 일반적인 사항은 구매 시 제공되는 사용설명서와 별도 책자를 참조 하시기 바랍니다.
*구입한 차량의 실제 사양은 표시된 사양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일부 모델은 공급이 불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