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2, 아우디 패션카 계보의 최신판
"디자인을 중시하는 아우디 모델 중에서도 패션카 계보를 잇는 모델은 특별한 존재다."
아우디 모델 중에서 패션카를 고르라면? 대다수가 TT나 A1, Q2를 고르지 않을까 싶다. 패션카는 작고 귀여운 차를 가리킨다. 정의가 명확한 분류법은 아니다. 패션카와 유사한 개념으로 오래전부터 사용하는 비공식 분류는 컬트카다. 마니아들이 숭배할 정도로 독특하고 개성이 강한 차를 컬트카로 분류한다. 컬트카는 작고 귀여운 차만 가리키지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컬트카 중에서도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작고 귀여운 차를 패션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굳이 패션카와 컬트카와 차이점을 찾자면, 컬트카는 취향을 타는 경향이 강하고 패션카는 공감하는 계층의 폭이 넓다. 패션카는 누가 봐도 괜찮아 보인다는 뜻이다. 요즘에는 작고 귀엽고 운전의 재미를 만족시키는 차를 토이카라고 부르기도 한다. 비공식 자동차 분류법에 따라 시대에 맞게 새로운 용어가 등장하는데, 그중에서도 ‘패션카’가 우리에게 익숙하다.
패션카의 분위기가 브랜드 특색과 항상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는다. 여러 차종을 내놓는 브랜드가 라인업 전체를 패션카로만 채우는 경우는 드물다. 흥미롭게도 대부분 브랜드가 패션카나 특이한 차를 한두 차종은 보유하고 있다. 트렌드에 맞춰 디자인을 수시로 바꾸는 브랜드에서 차종 하나는 과거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한다거나, 저가형 대중차만 만드는 브랜드에서 슈퍼카 뺨치는 정통 스포츠카를 내놓는 식이다. 평범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차만 내놓는 곳에서 희귀하고 비상식적인 차를 만들어 충격을 주기도 한다.
패션카를 비롯한 특이한 차는 브랜드 이미지 향상, 마니아층을 위한 서비스, 숨은 잠재력이나 개성 과시 등 여러 목적에 맞춰 만들어낸다. 목적이야 어떻든 간에 패션카는 자동차 시장을 다채롭게 하는 공로자다. 요즘에는 유행을 신속하게 반영하느라 개성을 뒷전으로 미루는 일이 많아졌고, 상향평준화가 이뤄지면서 경쟁 모델 사이에 차별점이 줄어들고 있다. 개성을 강조하는 패션카의 존재가 더 필요한 때다.
아우디가 내놓는 자동차는 모델마다 개성이 강한 편이다. 그중에서도 아담하고 귀여운 감성을 강조한 작은 차는 패션카라 불러도 손색없다. 아우디 패션카의 시초라 할 만한 모델은 1974년 나온 아우디 50이다. 승용차에 네바퀴굴림을 집어넣은 콰트로는 1980년 출시 때는 매우 파격적인 시도였다. 패션카와는 거리가 좀 있지만 상식을 뛰어넘는 시도가 돋보이는 컬트카라고 부를 만하다. 현대적인 패션카는 TT부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1998년 TT가 등장한 이후부터 A2와 A1, Q2가 아우디 패션카 계보를 차례로 잇는다. 디자인 분야에서는 트렌드 리더로 인정받는 아우디 안에서도 패션카로 분류되는 모델은 특별한 존재다.
◆ 아우디 50
아우디 50은 석유파동 시기에 경제성 초점을 맞춰 나온 모델이다. 실용성을 강조했지만 형태가 독특하다. 해치백인데 해치 도어에 경사를 주고 뒷유리 면적을 넓게 확보해 아담하면서도 역동적이고 경쾌한 감성을 살렸다. 그릴 부분을 양쪽으로 평평하고 길게 배치하고 동그란 헤드램프를 양 끝에 박은 앞모습도 인상적이다. 3.5m에 불과한 작은 차체에 4기통 1.1L 50마력 엔진을 얹었다. 1978년 단종될 때까지 18만대 넘게 팔리는 큰 인기를 누렸다.
◆ TT
이름부터 범상치 않다. TT는 영국 만섬에서 열리는 모터사이클 경주인 ‘투어리스트 트로피’에서 따왔다. 아우디의 전신인 NSU 시절 참가한 대회이자, 1960년대 나와 모터스포츠에서 이름을 날리던 NSU 모델명이다. 이름만 보면 굉장히 거칠고 격렬한 느낌이 나지만 생김새는 그렇지 않다. 둥글둥글한 외모에 UFO처럼 앞뒤 대칭을 이루는 독특한 형태를 보여준다. 겉모습뿐만 아니라 실내도 동그라미를 주제로 삼아 개성 넘치는 디자인을 뽑아냈다.
TT 1세대는 1995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콘셉트카로 나왔고 1998년 양산 모델로 선보였다. 점잖게 생긴 이전 아우디 모델과 다르게 독특한 개성을 드러내며 아우디 디자인의 새로운 변화를 알렸다. 2000년대 최고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 TT는 아우디는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2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나온다고 해도 시선을 확 잡아끌 정도로 매력이 넘친다.
◆ A2
첫인상은 왠지 나무늘보를 보는 느낌이다. 작고 통통하고 귀여운 외모에 느긋하고 여유로운 기운이 감돈다. A2는 1997년 콘셉트카로 선보였고 1999년 양산 모델로 나왔다. 5도어 해치백이지만 키가 커서 스타일은 콤팩트 MPV에 가깝다. 길이가 3.8m인 작은 차를 MPV 스타일로 빚어내 비율이 독특하다. A필러 끝에서 뒤로 경사지게 내려가는 지붕 선을 보면, 요즘 한창 유행하는 쿠페형 라인이 눈에 들어온다. 한참 후에 나올 유행을 예고했다고 할까.
A2는 패션카다운 귀여운 외모와 함께 첨단기술로도 주목받았다. 브랜드에서 가장 작은 소형차에 당시 최고급 차에도 쓸까 말까 한 알루미늄을 사용했으니 시장이 놀랄 만도 했다(당시 알루미늄 차체를 쓴 양산차는 자동차 시장 통틀어 아우디 A8이 유일했다). 귀여운 생김새를 보면 패션카이고, 급을 넘어서는 기술을 넣은 구성을 보면 컬트카라고 할 만하다.
◆ A1
아우디 패션카 계보에서 A2의 뒤를 이은 차는 2010년 선보인 A1이다. 2007년 도쿄모터쇼에 메트로프로젝트 콰트로라는 이름을 달고 콘셉트카로 등장했다. 2008년에는 A1 프로젝트 콰트로로 이름을 바꿨고, 5도어 모델인 A1 스포트백 콘셉트도 모습을 드러냈다. MPV 스타일이던 A2와 달리 A1은 정통 해치백 스타일이다. 모난 곳 없이 곡선을 살리고 뒤쪽을 경사지게 그려내 귀여우면서 당찬 인상을 풍긴다. 크기는 작지만 아우디의 정체성을 담기 위해 싱글프레임 그릴과 LED 주간등으로 멋을 낸 헤드램프를 적용했다.
A1은 처음부터 작정하고 패션카를 노리고 만든 차다. A필러에서 지붕을 거쳐 C필러로 이어지는 부분을 다른 색으로 포인트를 준다거나, 각 부분에 장식용 파츠를 적용하는 등 색다르게 꾸미는 데 초점을 맞췄다.
◆ Q2
패션카도 트렌드에 영향을 받는다. SUV가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은 만큼 패션카의 영역도 SUV로 넓어질 수밖에 없다. 2016년 선보인 Q2는 아우디 SUV 라인업에서 비교적 최근에 나왔다. Q2가 나오기 전에는 Q3가 아우디 SUV의 막내 자리를 차지했다. Q2 아랫급인 Q1이 2021년에 나온다는 소문이 도는데, 시기가 언제이든 Q1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Q2가 아우디 SUV 막내 자리를 지킨다. 아우디 SUV 라인업에서 짝수는 쿠페형 모델을 뜻한다. Q2는 SUV이지만 뒤쪽에 경사를 줘서 쿠페형 SUV 분위기를 풍긴다.
패션카 하면 둥글둥글하고 귀여운 표정을 떠올리는데, Q2는 SUV답게 전체적으로 박스형을 유지하면서 반듯한 선을 강조한다. 귀여우면서도 다부진 이미지가 조화를 이룬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색상을 달리한 두툼한 C필러. 차체와 지붕이 분리된 듯한 독특한 효과를 내며 개성을 강조한다. Q2의 특별한 개성은 작은 차를 큰 차처럼 만들었다는 점이다. 작은 차에 맞게 오밀조밀하게 요소를 모으기보다는 아우디 SUV의 특징적인 요소를 작은 차체에 대담하게 이식했다. 큰 차를 압축한 듯한 미니카 분위기가 남다른 개성으로 다가온다.
국내 판매 모델 중 프리미엄 트림은 풀 페인트 마감과 스포츠라인으로 패션카다운 개성을 더 강조한다. 스포츠라인은 8각형 티타늄 블랙 라디에이터 그릴, 무광 셀레나이트 실버 측면 공기흡입구, 매트 티타늄 사이드 블레이드, 무광 셀레나이트 실버 디퓨저 및 크롬 테일 파이프로 구성했다.
보기에만 좋다면 반쪽짜리 패션카다. 성능을 비롯한 다른 요소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국내에 선보인 Q2는 35 TDI 두 종류다. 2.0L 디젤 엔진과 7단 S트로닉 자동변속기가 조화를 이룬다. 최고출력 150마력과 최대토크 34.7kg・m에 이르는 여유 있는 힘을 갖췄고, 공인 복합연비는 1L에 15.1km로 높은 연비를 실현했다. LED 헤드램프, 전방 상황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경고하고 속도를 줄이는 프리센스 프런트, 12.3인치 버추얼 콕핏, 아우디 스마트폰 인터페이스 등 각종 첨단 안전・편의 기능을 알차게 담았다. 보는 즐거움과 함께 타는 즐거움도 만족시킨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상기 이미지는 국내 판매 사양과 다를 수 있습니다.
*본 차량에 대한 일반적인 사항은 구매 시 제공되는 사용설명서와 별도 책자를 참조 하시기 바랍니다.
*구입한 차량의 실제 사양은 표시된 사양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일부 모델은 공급이 불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