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SQ5의 등장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이유
"아우디가 국내에 고성능 모델 네 종류를 한꺼번에 내놨다. SQ5는 아우디 고성능 전략의 전환점이 된 모델이다"
아우디 SQ5가 돌아왔다. 고성능 모델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SQ5가 2세대로 모습을 드러냈다. SQ5가 처음 나온 때는 2012년. 아우디 SUV 라인업 중에서 가장 먼저 나온 고성능 모델이다. 디젤과 가솔린 두 종류로 나뉘는데 디젤인 SQ5 TDI가 먼저 선보였다. S와 RS 통틀어 아우디 고성능 모델에 처음으로 디젤 엔진을 얹고 나왔다. 아우디 브랜드 안에서 고성능 모델 확장의 전환점을 이룬 큰 의미를 지니는 차다.
고성능 모델은 소수를 위한 특별한 차였지만, 요즘에는 안전하게 강한 성능을 즐길 수 있고 희소성에서 우러난 개성이 강해서 새로운 차를 원하는 이들에게 인기를 끈다. SQ5가 처음 나올 때와 비교하면, 요즘에는 고성능 SUV나 디젤 고성능 모델이 많이 늘었다. 시장 상황은 달라졌지만 시장 개척자에게는 관심이 쏠리는 법. 변화한 시장 속에서 SQ5가 어떤 방향을 추구하는지 주목하게 된다.
1세대 SQ5 TDI는 3.0L 트윈터보 엔진을 얹었다. 최고출력 313마력, 최대토크 66.3kg·m로 인상적인 성능을 보여줬다. 디젤보다 조금 늦게 나온 가솔린 모델 3.0 TFSI 역시 배기량은 3.0L이지만 과급기는 슈퍼차저 방식이다. 유럽기준 최고출력은 354마력이고 최대토크는 48.0kg・m. SQ5 TFSI 2세대는 2017년 디트로이트모터쇼에 선보였다. 국내에 선보인 SQ5 TDI와 달리 TFSI는 1,2세대 모두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다. 해외 판매 모델의 최고출력은 354마력을 유지하고 토크는 51.0kg・m으로 3.0kg・m 늘었다. 최대토크 회전대를 넓히고 최고출력 회전대를 낮추는 등 일상 영역에 맞게 엔진 성능을 조절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디젤이 가솔린보다 먼저 나온 1세대와 달리, 2세대 SQ5는 가솔린이 먼저 나오고 디젤은 지난해 선보였다. 이번에 국내에 들어온 모델은 SQ5 TDI이다. 2세대 SQ5 TDI의 최고출력은 347마력, 최대토크는 71.4kg·m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은 5.1초이고 최고속도는 시속 250km에서 제한된다. 엔진 수치보다 특성 변화에 주력한 TFSI 모델과는 다르게 TDI는 성능 변화가 크다. 출력은 34마력 늘었고, 토크는 5.1kg・m 커졌다.
8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 앞뒤 각각 40~70%, 60~85% 범위에서 동력 배분을 조절하는 콰트로 시스템을 갖추는 등 아우디 고성능 모델의 기본기에도 충실하다. 동력 계통 성능 개선 이외에도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 각종 운전자 보조 장치, 아우디 커넥트 등 최신 트렌드에 맞는 안전·편의 장비를 갖췄다.
SQ5가 일으킨 변화의 바람은 상당히 거셌다. SQ5 이후 고성능 SUV 시장과 아우디 고성능 모델 라인업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SUV 시장이 커지면서 아우디 SUV 라인업도 확장됐고 덩달아 고성능 모델이 늘었다. S는 물론이고 한 단계 높은 RS도 SUV 라인업에 생겨났다. SQ2, SQ7, SQ8이 S 라인업을 채우고, RS Q3, RS Q3 스포트백, RS Q8이 RS를 맡는다. SUV 모델도 빠짐없이 고성능 모델이 나올 정도로 고성능 모델이 보편화 됐다.
고성능 디젤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디젤 고성능은 주로 SUV의 몫이었는데, 최근 들어 세단과 쿠페에 고성능 디젤이 늘었다. S4 세단과 아반트, S5 쿠페와 스포트백, S6 세단과 아반트, S7 스포트백에 TDI 모델이 생겼다. S는 디젤, RS는 가솔린으로 나뉘는 모양새다. 가솔린 S 모델의 부재가 아쉬울 법한데, 그 자리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채운다.
유럽에서 판매 중인 A6 55 TFSI e 콰트로는 시스템 최고출력 367마력, 시스템 토크 51.0kg・m,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 5.6초, 최고 제한 속도 시속 250km이다. S7 55 TFSI e 콰트로도 성능은 비슷하다. TFSI e 콰트로가 S는 아니지만 가솔린 S의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TFSI e 콰트로가 가솔린 S 모델을 대체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A8의 경우 가솔린 S8과 TFSI e 콰트로가 공존한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딱 떨어지는 고성능 차종 확장 공식을 뽑아내지 못할 정도로 아우디 고성능 모델의 가짓수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국내에도 지난 7월 S6 TDI와 S7 TDI가 선보였다. SQ5 TDI와 마찬가지로 3.0L V6 디젤 엔진을 얹는다. 둘 다 최고출력은 350마력이고 최대토크는 71.38kg・m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은 S6가 5.0초, S7이 5.1초이고 최고속도는 모두 시속 250km에서 제한된다. 디젤로 경험하는 고성능의 새로운 세계로 인도한다.
국내 고성능 모델 출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S8 L TFSI도 국내에 선보였다. A8의 고성능 모델인 S8은 예전부터 아랫급 S와는 성능 차이가 컸다. 이번에 나온 S8 L의 최고출력은 571마력, 최대토크는 81.58kg・m이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데 3.9초 걸린다. S 배지를 달았지만 성능은 S와 RS의 사이에 자리 잡는다고 보면 된다.
아우디가 국내에 선보인 고성능 모델은 7월에만 네 종류나 된다. 한꺼번에 몰린 감이 없지는 않지만, 그동안 국내 실정에 맞는 고성능 모델을 꾸준하게 들여왔던 터라 놀랄 일은 아니다. 고성능 모델 대중화와 모델 확장 추세를 보여준다.
고성능 모델은 힘은 넘치지만 활용 범위는 좁은 편이다. 일반 자동차와 똑같은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활용 범위에 제한은 없겠지만, 고성능 차와 일반 자동차를 바라보는 인식은 다르다. 힘이 강하고 운동성능이 뛰어난 차는 운전 기술을 중시하거나 차를 깊이 아는 사람이 타야 할 듯하다. 와인딩이나 서킷이 고성능차가 있어야 할 곳처럼 보인다. 힘도 좋고 주행성능도 뛰어나지만, 그런 특성을 제대로 이용할 실력이 되지 않거나 활용한 환경을 갖추지 못했다면 선택을 주저하게 된다.
달리 생각해서 특정한 인식에 사로잡혀 주저하지 않는다면 신세계가 열린다. 성능의 일부만 사용하더라도 넉넉한 힘의 여유를 갖추면 마음은 든든하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도 특별한 장비를 동원하면 더 흥미롭고 기분이 남다르다. S8 L을 보자. 스탠더드 모델도 아니고 L자가 붙은 롱휠베이스 모델이다. 뒷좌석 전용으로 타자니 성능이 아깝고, 직접 몰자니 체면이 서지 않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다른 관점으로 보면, 뒷좌석에서 고성능의 신세계를 경험하고 운전석에 앉으면 고성능 대형 세단의 특별한 운동성능과 움직임을 체험할 수 있다. SQ5도 마찬가지다. SUV에 고성능이 웬일이냐 싶지만, 고성능 세단의 감성을 SUV에서 느낄 수 있다. 디젤의 차원이 다른 세계가 열린다.
고성능 모델 시장은 점차 커진다. 차종도 늘고 성능도 다양해지는 등 계속해서 변화가 이뤄진다. 폭발에는 발화점이 있듯이 어떤 분야가 발전하는 시점에는 전환점을 이루는 무엇인가가 있다. 아우디 고성능 모델의 다변화는 SQ5가 전환점이 됐다. 새로운 SQ5의 등장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