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선택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기능도 선택 기준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요소다. 기능에 따라 자동차의 활용성이나 가치가 달라지니 구매할 때 따지지 않을 수 없다. 국가나 지역에 따라 기능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르다. 자동차를 이동 수단으로 여기는 곳이나 실용성을 중시하는 곳에서는 구매할 때 상대적으로 기능을 덜 따진다. 자동차를 재산이나 개인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보는 곳에서는 기능을 풍성하게 갖추는 데 주력한다.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은 유독 기능을 많이 따지는 편이다. 상위 트림 선택 비중이 높고, 풀옵션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고급차는 애초에 기능이 풍부한 편이다. 상위 모델이라면 어지간한 기능은 다 갖추고 있고 첨단 장비도 많다. 구매할 때 어떤 기능을 선택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풍성한 기능 중에서도 선호하는 것 또는 타고 다닐 때 자주 사용하는 것은 있기 마련이다. Q8 e-트론은 아우디 전기 SUV의 기함이다. 기함급이어서 풍성한 기능과 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다. 그중에서 고객의 사랑을 받는 기능은 무엇이 있을까? 매력 포인트로 꼽을 수 있는 Q8의 최애 기능을 소개한다.
170kW 고속 충전 시스템 (급속 충전 기준)
전기차를 살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 중 하나는 충전이다. 생활 반경 주변에 충전소 수와 얼마나 빨리 충전할 수 있는지가 전기차 라이프의 편의성을 좌우한다. Q8 e-트론은 급속 충전 시 최대 170kW 출력으로 충전할 수 있다 (55 e-tron 콰트로, SQ8 스포트백 e-트론 기준). e-트론에서 Q8 e-트론으로 부분 변경하면서 배터리 용량은 고용량 기준 95에서 114kWh로 늘었다. 물리적인 공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구조를 변경해 에너지 밀도를 높였다. 더불어 충전 출력도 150kW에서 170kW로 높아졌다. 용량 114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31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배터리 상태 및 충전기 스펙에 따라 상이할 수 있음)
콰트로 시스템
네 바퀴를 굴리는 콰트로 시스템은 이미 오래전에 아우디를 대표하는 기능으로 자리 잡았다. 도로 상태가 좋지 않은 악천후 때는 물론이고, 마른 노면에서도 안정성을 유지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콰트로 적용률도 꽤 높은 편이다. 전기차 시대가 오면서 콰트로도 진화했다. 앞뒤 축을 기계적으로 연결하는 내연기관의 시스템과 달리, 앞뒤에 달린 전기모터를 이용해 앞뒤 바퀴가 독립적으로 작동하면서 사륜구동 효과를 낸다. 전기모터는 개별 휠 사이의 가변적인 힘 분배를 수 밀리초 단위 이내로 조절한다. 반응이 빠를 뿐만 아니라 동력 손실도 적고, 주행 상황에 좀 더 지능적으로 정밀하게 대처한다. 안정성과 함께 효율성까지 책임지는 기능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
운전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도로 여건에 따라 차의 주행 특성을 바꾸고 싶어 한다.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는 주행 모드를 바꿔서 도로 여건에 맞게 차의 특성을 최적화하는 기능이다. Q8 e-트론 주행 모드는 무려 일곱 가지. 오프로드, 올로드, 이피션시, 컴포트, 오토, 다이내믹, 인디비주얼로 나뉜다. 전기 SUV 하면 도심형 특성이 강하다고 여길 만하고, 실제로 Q8 e-트론은 역동성을 추구하는 아우디 브랜드 성격에 맞게 탁월한 온로드 주파 실력을 갖췄다. 더불어 주행 모드에 오프로드를 넣을 정도로 SUV의 본질을 추구한다. 차체 높이를 76mm 범위에서 올리고 내릴 수 있는 에어 서스펜션에 기반한 오프로드 모드를 갖춰 탁월한 험로 주파력을 선보인다. 파워풀한 온로드용 SUV에서 험로를 달리는 오프로더까지 차의 특성이 자유자재로 변한다. 일곱 가지 주행 모드는 차 한 대로 서로 다른 일곱 대 효과를 내는 유용한 기능이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탑승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운전을 더 편리하게 해주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필수 장비화 되었다. 얼마나 많은 기능이 다양한 역할을 해내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Q8 e-트론도 각종 운전자 보조 기능을 갖췄다. 프리 센스 360°는 프리 센스 프런트, 리어, 베이직, 사이드가 결합한 복합 안전 기능이다. 차 주변에서 충돌 위험을 감지하면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내고, 필요에 따라 앞좌석 탑승자의 벨트를 고정해 충돌에 대비하거나 비상 제동한다. 어댑티브 크루즈 어시스트는 차로 이탈 경고와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을 갖춰 정체된 도로에서도 앞 차 사이의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해 운전의 피로를 덜어준다. 파크 어시스트는 초음파 센서를 이용해 주차할 적합한 공간을 파악한 후 이상적인 주차 경로를 계산하고 자동으로 핸들을 조절해 주차를 돕는다. 후진·평행 주차와 출차를 지원한다.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
아우디 모델의 헤드라이트를 보면 멋진 디자인과 함께 첨단 기계 감성을 물씬 풍긴다. 단순히 디자인 기교에 의한 효과가 아니라 실제로 매트릭스 LED를 적용한 결과물이다. 아우디는 LED 헤드라이트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끊임없이 조명 기술을 개발해 왔다. 이제는 아우디 모델에서 빠질 수 없는 기능이 되었다. Q8 e-트론의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는 전방 카메라가 마주 오는 차와 빛을 감지해 각도와 속도를 측정한 후 최적의 시야와 안전을 확보하는 하이빔 어시스트, 잠금과 해제 시 차례로 LED가 점등되는 웰컴 세리머니, 다이내믹 턴 시그널 방향지시등 등 시각 효과와 기능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여러 기능을 포함한다.
버추얼 콕핏 플러스
아우디는 오래전부터 계기판 디스플레이화를 추진하며 운전자 중심 기능의 혁신을 주도했다. ‘버추얼 콕핏’이라는 이름으로 디스플레이에 각종 정보를 표시하는 계기판을 발전시켜 왔다. 12.3인치 고해상도 LCD 디스플레이에 구현한 디지털 계기판에는 자동차 기능, 내비게이션 경로, 엔터테인먼트 정보 등을 직관적이고 선명하게 컬러로 표시한다. 개인화가 가능해 다양한 정보를 알기 쉽게 보여주고, 클러스터 테마도 세 가지여서 취향이나 기분에 맞게 고를 수 있다.
넓은 트렁크와 프렁크
SUV를 사는 목적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공간이다. 사람이 타는 공간과 함께 짐 공간도 넉넉해야 SUV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 전기 SUV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다. Q8 e-트론의 트렁크 용량은 기본 569L로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2열을 접으면 1637L까지 늘어나서 커다란 짐도 거뜬히 실어 나를 수 있다. 보너스 공간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앞쪽 보닛 밑에 자리 잡은 프렁크에는 62L 용량의 공간을 확보했다. 충전 케이블이나 자잘한 물건을 보관하기 좋다.
버추얼 사이드미러 (Premium 이상 모델에만 적용)
신차를 사는 이유 중에는 첨단 기능을 경험해 보고 싶은 욕구도 있다. 얼리어답터 성향인 사람은 특히 신기술에 관심을 기울인다. 버추얼 사이드미러는 수십 년 동안 이어온 자동차 미러를 혁신적으로 뒤바꾼 기능이다. 거울로 뒤를 보는 방식에서 벗어나 카메라로 후방을 촬영해 실내 모니터에 띄우는 방식의 변화가 돋보인다. 고해상도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실내 고화질 OLED 디스플레이로 보기 때문에 어두운 도로 환경이나 열악한 기상 조건에서도 선명하게 후방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사이드미러 크기가 작아져 공기저항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실내 디스플레이는 터치 기능을 적용해 편리하게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다다익선’이라는 말이 있다. 많을수록 더 좋다는 뜻이다. 자동차 기능도 많을수록 좋다. 다양한 기능을 덕목으로 여기는 우리나라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하지만 기능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좋다고 하기는 힘들다. 일단 원하는 기능이 있어야 하고, 기능이 있더라도 바라는 수준에 맞아야 하고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Q8 e-트론은 아우디 전기 SUV의 기함답게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나온다. 첨단 고급 기능이 대부분 기본으로 들어가서 만족도가 높다. 무엇보다 쓸모 있는 유용한 기능이 대부분이어서 활용도가 높다. 다다익선의 바람직한 본보기를 보여준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