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는 뭘 이런 것까지? 신도 악마도 살뜰히 챙기는 이것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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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버튼

아우디는 뭘 이런 것까지? 신도 악마도 살뜰히 챙기는 이것 때문에

브랜드 이야기,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 [아우디 유일무이(唯一無二)]
❙ 아우디의 남다른 버튼 조작감
❙ 아우디의 도어 윈도 버튼을 누를 때마다 미소가 절로 나온다

아우디 버튼

‘신은 디테일에 있다(God is in the detail).’ 유명한 유럽 속담이다. 사소한 요소에서 중대한 차이가 생긴다는 뜻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Devil is in the detail)’도 대동소이한 말이다. 애플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도 디테일을 강조했다. 명품의 가치는 디테일에 쏟은 노력에서 나온다고. 흔히 ‘명품의 차이는 디테일에 있다’고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젠 기술이 상향평준화된 시대다. 그럴수록 디테일은 결정적 역할을 한다. 사소하지만 사소하게 넘기기 힘든 차이랄까. 그 차이에서 매력이 갈릴 수도 있다.

자동차에서 디테일은 무엇을 말할까? 사실 샐 수 없이 많다. 안팎을 구성하는 다양한 소재나 마감 품질이 각각 디테일이 될 수 있다. 그 중에 버튼을 조작하는 감각은 어떨까? 버튼의 형태도, 소재의 질감도 아닌 딱 조작할 때의 감각. 버튼을 누를 때 특별한 감각이 따로 있나? 이렇게 심드렁하게 반응할지 모른다. 하지만 분명 차이가 있다. 이런 심드렁한 반응이 보편적이라는 점에서 진정한 디테일이라 부를 수 있다. 다른 무엇도 아닌, 버튼의 조작감에서 차이 나는 디테일. 감히 말하자면, 아우디는 이 버튼 조작감에 관해 으뜸이다.

아우디 버튼

아우디의 버튼이 특별한 형태는 아니다. 일반적인 자동차 실내에서 흔히 보는 버튼들이다. 매끈한 크롬이나 반짝이는 크리스털 버튼도 아니다.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소재는 특별할 것 없는 플라스틱. 오히려 다른 브랜드에 비해 형태는 수더분한 편이다. 하지만 버튼을 눌러보면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버튼의 겉모습보다 버튼을 조작할 때의 질감이 남다르다. 특히 버튼으로 도어 윈도를 내리거나 올릴 때면 확연히 다르다. 적당한 반발력을 유지하다가 툭, 부드럽게 눌린다. 그러면서 눌리는 감각도 명확하다. 기분 좋은 탄성이랄까.

다른 버튼들도 마찬가지다. 버튼에 따라 각각 부드러우면서 적당한 반발력을 유지한다. 아우디만의 고유한 탄성이다. 덕분에 버튼을 누를 때마다 손끝에 경쾌한 탄성이 전해진다. 이 탄성 때문에 자꾸 버튼을 누르고 싶어질 정도라고 하면 이해하기 쉬우려나. 버튼 조작감은 자동차 전체로 보면 아주 사소한 부분이다. 하지만 의미는 사소하지 않다. 버튼을 조작하는 행위에서부터 자동차와 교감하기 시작하니까. 우리는 알게 모르게 운전하면서 여러 버튼을 조작한다. 대체로 별 생각 없이 누르지만, 그럴 때마다 자연스레 기분 좋은 감각이 쌓인다면 어떨까?

아우디 버튼

이런 조작감은 특정 모델만의 감각이 아니다. 어느 등급 이상에만 부여하는 특징도 아니다. 라인업의 시작 모델부터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다. 모델에 따라 버튼의 개수나 표면 질감은 달라져도, 누를 때의 감각은 비슷하다. 어떤 모델이든 아우디 엠블럼이 달렸다면 특유의 버튼 조작감을 유지하는 셈이다. 라인업의 공통된 감각이란 점이 중요하다. 엔트리 모델부터 아우디만의 버튼 감각을 접할 수 있다는 뜻이다. 크기와 내장재는 달라도, 감각은 같다.

아우디 A3

최근 시승한 아우디 A3에서도 어김없이 느꼈다. 아우디 A3의 도어 윈도를 조작하는 순간, 아우디에 타고 있다는 걸 명확하게 인지했다. 안팎 디자인이 말해주지만, 손끝에서 느껴지는 버튼의 조작감에서도 알 수 있었다. 그동안 타온 다른 아우디처럼 기분 좋은 탄성이 전해졌다. 이런 디테일이 프리미엄 브랜드다운 차이를 만들어낸다. 고급스런 소재는 어느 수준 이상으로 올라오면 차이를 느끼기 힘드니까. 버튼 조작감은 그 너머에서 차이를 만들어낸다.

아우디 A3 버튼 조작감 체험하기
아우디 버튼

요즘은 버튼이 점점 사라지는 시대다. 자동차 실내를 채운 디지털 디스플레이 때문이다. 터치 디스플레이가 아날로그 버튼을 집어삼켰다. 앞으로 이 흐름은 더욱 가속화할 거다. 미래에는 버튼 조작감이란 말 자체가 사라질지 모른다. 하지만 아우디는 터치 디스플레이에도 누르는 감각을 적용했다. 햅틱 기능을 넣어 버튼을 누를 때의 감각을 살렸다. 그냥 터치 디스플레이를 누를 때보다 조작한다는 느낌이 명확하다. 이런 디테일이 달리 보게 한다.

아우디 버튼

햅틱 기능은 조작하는 느낌을 강조한다는 의미 이상이다. 운전하면서 조작할 때 제대로 눌렀는지 분명하게 알게 한다. 그만큼 운전할 때 시선을, 신경을 덜 뺏기는 효과도 있다. 물리 버튼이 없는 디지털에 아날로그 감각을 적용한 시도로서도 의미 있다. 디지털이 꼭 모든 사람에게 편한 건 아니니까. 햅틱 기능의 누르는 감각 또한 기존 버튼처럼 기분 좋은 탄성을 느끼게 한다. 변하는 환경에서도 손끝에서 전해지는 아우디만의 감각을 유지한달까. 버튼 조작감에 신경 써온 브랜드다운 시도다. 작은 차이지만, 있고 없고 차이는 분명하다. 언제나 디테일은, 뭘 이런 것까지? 하는 반응에서 판가름 난다.

아우디 버튼

아우디는 촉감이 좋은 브랜드다. 부드럽고 정갈한 촉감은 자칫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디자인의 거리감을 줄인다. 만지고 싶은 디자인이야말로 매력도가 높다는 뜻이다. 버튼 조작감도 그 연장선에서 볼 수 있다. 버튼을 조작할 때마다 손끝에 느껴지는 기분 좋은 탄성이 전체 감흥으로 확장하기도 한다. 운전하다가 무심코 조작한 버튼에서 잘 조율한 긴장감을 느낄 때, 새삼 괜찮은 자동차에 타고 있다는 생각이 스친다. 고작 버튼 하나에 그럴 수 있다. 스티어링 휠에 손을 얹고 볼륨을 조절할 때도 토독, 하며 절도 있게 움직이는 감각이 새삼 새롭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런 디테일에서 예상 못한 쾌감을 느낄 때 만족도는 올라간다.

아우디 버튼

아우디의 버튼 조작감은 유일무이하다. 10년 전에 탔을 때도 확연히 달랐다. 지금도 그 감각은 여전하다. 꾸준히 같은 감흥을 유지한다는 건 그 자체가 하나의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는 얘기다. 디자인도, 소재 질감도, 버튼 조작감도 하나의 커다란 정갈함으로 모인다. 아우디 디자인을 관통하는 핵심이다. 버튼의 조작감은 중요한 디테일로서 아우디를 매력적으로 느끼게 한다. 아우디를 타고 도어 윈도를 여닫을 때마다 매번 감탄하는 이유다. 오랜만이라 어떤 느낌이었는지 잊어도 버튼을 조작하는 순간, 손끝에서 전해진다. 디테일의 힘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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